제330화

최세리가 윤소율을 바라보니 그녀는 눈을 똑바로 뜨고 주먹을 꽉 쥔 채 사람들이 아무리 밀치고 욕해도 꿋꿋이 곧게 서 있었다! 그들은 윤소율을 밀어서 무릎 꿇게 하려고 했지만, 그녀는 끝까지 꿇지 않았다! 그녀는 단 한 번도 내연녀였던 적이 없었고 구미호는 더욱더 아니었다. 그 누구에게도 미안한 일을 한 적 없는데 왜 그녀가 무릎을 꿇어야 한단 말인가? 최세리는 너무 가슴 아파서 그녀의 얼굴을 두 손으로 받쳐 들고 울음을 터뜨렸다. “그만 때려요! 사람 업신여기는 것도 분수가 있어요!” 그녀는 윤소율이 이런 억울함을 당하면서도 고집스럽게 눈물 한 방울 흘리려 하지 않는 것이 너무 가슴 아팠다. 눈에 핏발이 가득하고 굴욕과 서러움에 괴로우면서도, 여전히 허리를 곧게 펴고 꿋꿋이 서 있는 그녀가 안쓰러웠다! “구미호 같은 년! 채은 씨한테 무릎 꿇어!” “내연녀는 때려죽여!” “내연녀는 빛을 보면 죽어야 해! 내연녀는 그냥 길거리 쥐새끼야. 당신 여주인공 자격도 없고 이 촬영팀에 있을 자격도 없어!” 윤소율은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 “대체 언제까지 이러는 거냐고?” 최세리도 사람들을 향해 욕설을 뱉어냈다. “다시 한번 손 대기만 해 봐!” “그만해요!” 문밖에서 이봉화의 호통 소리가 들려왔다. 사람들의 소리는 순식간에 잦아들었다. 몸을 돌린 사람들은 이봉화가 몹시 놀란 표정으로 문어귀에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는 분노에 차서 날카롭게 소리쳤다. “다들 여기에 모여서 뭐 하는 겁니까?” 그는 한눈에 사람들에게 포위된 윤소율을 발견하였다. 그녀는 이미 온몸이 만신창이 되어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어깨끈이 끊어지고 머리는 엉켜 흐트러졌으며, 얼굴은 마치 누군가에게 맞은 것처럼 빨개져 있었다. 임채은이 말했다. “감독님, 저는 단지 해명을 요구하려는 것뿐이에요!” 다른 사람들도 맞장구쳤다. “네, 이 감독님, 뉴스 못 보셨나요?” “윤소율이 내연녀가 되어 채은 언니의 약혼자를 유혹했다고요!” “이 일 어떻게 처리하실 겁니까? 이런 악독한 내연녀가 무슨 자격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