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8화

“참 안됐구나. 앞으로 아이를 더는 낳을 수 없다니 그래도 나는 채은이가 우리 서씨 가문의 대를 이어 번성시키길 바랐는데.” 말을 잠시 멈춘 최명희는 윤서린 뱃속에서 세상 구경 한 번 못 하고 죽어간 아이들이 떠올라 마음이 아팠다. “그 사건 때 그 여자가 죽은 건 그렇다 쳐도 뱃속의 아이들은 정말 안타깝기에 그지없구나.” 이다혜는 미소를 지으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어머니, 아직도 그 일을 마음에 두고 계시네요? 그런 생각은 접으시죠. 생각해 보세요. 그 여자의 유전자가 섞인 아이들도 그 핏줄을 고스란히 물려받았을 텐데요. 우리 현우가 그녀와 한때 결혼한 것도 어찌 보면 채은이의 병을 고치기 위해서였잖아요. 그런 와중에 채은이가 잘 해내서 어머니께 증손자를 안겨 드리지 않았나요? 서씨 가문도 후사를 이을 사람이 생겼고요.” 최명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 말에 조금은 위로받는 듯했다. “그렇지. 채은이가 참 고생했어. 하지만 요즘 의학이 그렇게 발달했으니, 기회는 얼마든지 다시 올 거야.” 이다혜가 말을 이었다. “현우야,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 요즘 윤소율이라는 아가씨가 너를 자꾸 귀찮게 한다며? 그런 일이 있어?” 서현우는 담담하게 답했다. “어머니, 그런 소문은 대체 어디서 들으셨어요?” “그런 소문이 내 귀에도 조금 들어오더구나.” 곁에서 듣고 있던 최명희가 담담하게 이다혜에게 귓속말했다. “그 여자는 채은이에게는 아무런 위협도 되지 않아.” 이다혜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네? 왜 그렇죠?” 최명희가 이다혜의 귀에 가까이 다가가 목소리를 낮추었다. “내가 이미 그 여자에게 임신을 방지하는 약을 먹였거든.” 이 일은 반드시 서현우를 피해 진행해야 할 일이었다. 그가 자기 멋대로 정한 것을 화낼까 봐서가 아니라 단지 자신이 피도 눈물도 없는 할머니라는 사실을 그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 ‘임신을 방지하는 약을 먹였다고?’ 과연 할머니시다. 고추는 오래될수록 맵다는 말이 딱 맞는다. 이다혜는 목소리를 가다듬어 말했다. “어머니, 기회가 되면 제가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