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32장

모두가 입을 다물지 못할 만큼 즐거워했다. 지금의 황촌은 더없이 편안한 안식처가 되었고 앞으로 며칠에 한 번씩 신약 같은 보양식을 받을 수 있을 테니,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었다. “이 녀석한테 귀한 영충이나 영초를 사료로 먹이면 어때?” 도요가 손가락을 흔들며 말했다. “그러면 알을 더 자주 낳을 수도 있어. 어쩌면 매일 황금 알을 주울지도 모르잖아?” 그 말에 이천후의 눈이 반짝였다. ‘그러네? 처음 이 닭을 봤을 때도 한 번에 알을 두 개나 낳았었지. 혹시 그때도 어딘가에서 귀한 벌레라도 몰래 주워 먹은 게 아니었을까?’ 말이 나왔으니 당장 실행이다. 일행은 곧 정착을 마치고 기반 공사를 시작했고 영약과 고목을 옮겨 심어 황량했던 황촌을 온통 푸르게 단장했다. 심지어 공기마저도 영기로 그득했다. 이천후는 아예 자기가 그동안 아껴두었던 비축 영약을 꺼내 반 이상을 이 땅에 심었다. 수년 동안 강자들을 제압하며 모은 귀중한 보물들이 산처럼 쌓여 있었던 것이다. 이제 이 신령초들로 장식된 황촌은 영락없는 선계의 경지에 가까운 모습이 되었다. 여인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도요는 조민희를 비롯한 일행을 이끌고 도심으로 장보러 갔다. 영학, 사호수, 유광어... 하늘을 나는 것부터 땅을 달리고 물속을 헤엄치는 것까지 모조리 사 들였다. 이제 황촌은 활기로 가득하다. 선학이 날개를 퍼덕이며 영천을 가로지르고 사호수의 포효가 산림에 메아리치며 세상과 단절된 낙원이 되어버렸다. ... 이튿날 비선성이 들끓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흘째 되던 날 만요산에서 하늘을 뒤집는 소식이 전해졌다. 요역 제일의 신녀 봉무가 구궁오도탑을 이끌고 각 종족의 천교들과 연합하여 천마 군단과 혈전을 벌였다는 것이다. 비록 그 천마 부대를 모조리 소멸시켰으나 동유허는 중상을 입고 도망쳤다. 요족 측도 성자와 성녀들이 여럿 전사했고 봉무 본인도 부상을 입어 지금은 문을 닫고 요양 중이라 구궁탑 또한 임시 폐산에 들어갔다고 한다. 이천후는 그 소식을 듣고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과연 봉무다운 위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