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2화

“뭐라고?” 김성호는 자기 귀를 의심하고는 눈을 부릅뜨고 옆에 있는 데니안을 향해 물었다. “방금 누가 1등이라고 했어요?” 데니안도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름 잘못 읽은 거겠죠.” 유채린은 김성호를 보고 다시 데니안을 돌아보며 씁쓸하게 웃었다. “잘못 들은 것도 아니고 잘못 읽은 것도 아니에요. 유채린 맞아요.” “말도 안 돼!” 이번에는 김성호와 데니안이 거의 동시에 외쳤다. 하지만 현실은 그들의 외침을 무색하게 했다. 사회자는 이미 유채린을 무대로 초대했고 수상 소감을 부탁하고 있었다. 유채린은 턱을 치켜들고 마치 세상을 다 가진 듯 무대에 올랐는데 당장이라도 꼬리가 하늘로 솟을 기세였다. “감사할 사람은 딱히 없고요. 굳이 있다면 저 자신에게 감사하죠. 이 상은 당연히 제가 받을 자격이 있으니까요.” 그녀는 말을 마치고 아래를 내려다보며 유하연을 향해 비웃듯 한마디 덧붙였다. “큰소리치던 사람은 이제 얼굴 좀 화끈거리겠네?” 앞서 유채린과 유하연이 한바탕 실랑이를 벌였는데 유채린이 목소리가 큰 편이라 두 사람의 대화는 이미 대부분의 사람들이 듣고 있었다. 이제 와서 유채린이 유하연을 대놓고 조롱하자 주위 사람들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두 사람에게 쏠렸다. 유하연은 얼굴을 찌푸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수상 직후 출품작들이 하나둘 대형 스크린에 띄워졌고 작가의 이름도 함께 표시되었다. 유하연은 일부러 유채린의 작품을 찬찬히 살폈다. 확실히 꽤 괜찮았다. 구성이 기발했고 아이디어도 신선했다. 비록 화법이나 기교는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작품 전체로 보면 수준급이라 말할 만했다. ‘이게 정말 유채린이 그린 거야?’ ‘내가 모르는 사이에 이렇게 성장한 건가?’ 유하연은 고개를 갸웃하며 혼란스러움을 감추지 못했고 동시에 조금은 자만했던 자신을 반성하게 됐다. 하지만 옆에 있던 데니안은 유채린의 작품을 본 후 얼굴이 더욱 굳어졌다. “저딴 게 네 작품을 이겼다고?” 그는 냉정하게 말을 뱉었다. “이 결과는 공정하지 않아. 심사위원들은 대체 무슨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