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9화

하루 밤낮에 걸친 응급 수술 끝에 김성호는 간신히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왔다. 하지만... “환자가 언제 깨어날지는 아직 장담할 수 없습니다.” 외과 베테랑은 쉰을 넘긴 중년 남성이었고 얼굴엔 피로가 역력했다. “유 대표님, 정말 최선을 다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유도경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사실 사람을 살려냈다는 것만으로도 기적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이후 김성호는 더 큰 병원으로 옮겨졌고 유도경은 전문 간병인을 붙여 철저하게 돌보게 했다. 모든 걸 정리한 뒤에야 그는 의식을 잃은 유하연을 돌아볼 수 있었다. 그는 유하연을 자신이 이곳에 마련해 둔 아파트로 데려왔다. 유하연이 눈을 떴을 때 낯선 방과 침대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성호 씨!” 피범벅이 된 김성호가 눈앞에서 쓰러지던 장면이 너무도 생생해서 유하연은 화들짝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고개를 돌린 순간 얼굴이 잔뜩 굳은 유도경과 눈이 마주쳤다. 그가 그녀의 곁에서 밤새 자리를 지켰지만 유하연이 눈을 뜨자마자 다른 남자의 이름을 불렀기에 기분이 좋을 리 없었다. 그를 본 유하연 역시 얼굴빛이 창백하게 질렸다. 병원에서 벌어졌던 일이 아직 또렷이 기억나고 있었다. 그녀는 이불을 걷어차듯 밀치고 침대에서 일어나 유도경한테 시선도 주지 않고는 맨발로 문 쪽을 향해 걸어갔다. 유도경이 그녀의 손을 움켜쥐었다. “이거 놔!” 유하연은 강하게 몸을 빼내려 하며 거칠게 저항했다. 지금 당장 병원에 가서 김성호가 어떤 상태인지 확인해야만 했다. 혹시라도 그가 이미 싸늘한 시신이 되어버린 건 아닐까 하는 생각만으로도 유하연은 온몸이 떨렸다. “아무 데도 못 가!” 유도경은 더 강하게 그녀를 끌어당겨 침대 위로 다시 눌러 앉혔다. “얌전히 여기 있어.” 유동민 쪽 사람들이 유하연에게 손을 뻗쳤다는 건 그녀의 위치가 이미 파악되었다는 뜻이다. 그때는 김성호가 막아서서 겨우 빠져나왔지만 다음번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었다. 지금은 우리가 드러나 있고 그들이 숨어 있었기에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