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5화

“형, 딱 한 가지만 물어볼게. 지금도 정말 은채 누나랑 결혼할 생각이 있어?” 그동안 말없이 있던 윤정후가 불쑥 입을 열었다. 윤시혁이 눈길을 돌리며 낮게 되물었다. “왜 그렇게 묻는 거지?” “형은 몰라? 임수아한테 점점 신경 쓰고 있다는 거.” 윤정후는 입꼬리를 비죽 올리며 말을 이었다. “은채 누나가 교통사고로 병원에 실려 갔을 때도 형이 그날처럼 안절부절못하지는 않았어.” 그날 윤시혁이 보였던 애틋하고 조심스러운 시선은 윤정후가 태어나서 처음 본 모습이었다. 윤시혁은 얼굴을 굳히며 미간을 좁혔다. “난 수아한테 신경 쓴 적 없어.” 윤정후와 고태현은 모두 말문이 막혔다. 철벽도 이런 철벽은 없을 것이다. 끝까지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네. 윤정후는 잠시 입술을 달싹이다가 말을 꺼냈다. “사실 형이 임수아한테 마음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할 방법이 하나 있긴 해.” 윤시혁이 고개를 돌렸다. 옆에서 고태현도 흥미롭게 지켜봤다. “형, 당분간 임수아랑 거리를 둬봐. 최대한 말도 섞지 말고. 그러다 보면 스스로 알게 될 거야. 진짜 마음이 어떤 건지.” 윤시혁은 노골적으로 얼굴을 찌푸렸다. “그게 무슨 쓸데없는 방법이야.” “형, 내 말 믿어봐. 나 형 친동생이잖아. 다 형 잘되라고 하는 말이지. 이 방법 무조건 효과 있으니까 못 믿겠으면 고태현한테 물어봐.” 윤정후는 더 설명도 하지 않았다. “한번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 고태현이 가볍게 거들었다. 윤시혁은 대꾸하지 않고 깊은 생각에 잠겼다. “일단 밥이나 먹자.” 고태현이 말끝을 정리했다. 그 뒤로는 조용히 식사만 이어졌다. 식사 도중, 윤시혁이 잠시 화장실로 자리를 비우자 고태현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런데 네 방법 말이야. 나도 잘은 모르겠는데?” 윤정후는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난 그냥 보고 싶은 거야. 형이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예전 같으면 우리가 이런 방법을 내놓지 않아도 임수아한테 차갑게 굴었잖아. 그런데 지금은...” 고태현이 눈썹을 찌푸렸지만 더 묻지는 않았다. 잠시 후 윤정후는 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