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화

하지만 이내 표정을 가다듬고 평온한 얼굴로 윤시혁을 바라보았다. “윤 대표, 잘 알다시피... 당신이 먼저 이혼을 요구하고 제가 이혼서류에 서명한 그 순간부터 우리는 이제 남남이에요!” 그러다가 잠시 멈칫한 후 다시 조소 가득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지금 우리가 부부 관계를 유지하는 건 단지 할머니 때문일 뿐이에요!” 당당한 임수아의 태도에 윤시혁의 안색이 더욱 어두워졌다. 비록 윤시혁도 임수아의 말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속으로 화가 나고 짜증이 났다. 이때 임수아는 머릿속에 무언가 떠올랐는지 윤시혁의 차가운 눈빛과 시선을 마주치더니 살짝 웃었다. “왜요? 설마... 윤 대표님이 갑자기 저를 좋아하게 됐다는 걸 느끼기라도 한 건가요?” 이 말에 윤시혁은 즉시 미간을 찌푸리더니 냉소를 지으며 조소 가득한 얼굴로 임수아를 바라봤다. “내가 널 좋아한다고? 하... 이런 황당한 소리도 다 듣다니.” 비록 이런 대답이 나올 거란 걸 이미 예상하고 있었지만 직접 이 말을 들은 임수아는 가슴이 마치 날카로운 칼에 찔린 듯 아팠다. 하지만 최대한 덤덤한 표정을 지은 뒤 무관심한 듯 웃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그러니까요! 내가 당신 일에 간섭하지 않는 만큼 내 일에 대해서도 묻지 마세요.” 여전히 차가운 얼굴로 임수아를 바라보고 있는 윤시혁의 얼굴에는 그 어떤 온기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임수아, 어쨌든 넌 대외적으론 아직 나 윤시혁의 아내야! 이 위치에 있는 이상 네 일거수일투족에 항상 조심해! 우리 윤씨 가문에 누가 되는 일 만들지 말고!” 말을 마친 뒤 뒤도 돌아보지 않고 휴대폰을 챙겨 방을 나갔다. 싸늘한 윤시혁의 목소리에 임수아는 입술을 깨물었다. 말을 하려던 찰나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려 ‘통화’버튼을 눌러 받았다. “여보세요.” “수아야, 오늘 실검 뜬 거 봤어?” 안욱진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 “봤어.” 임수아의 무거운 목소리에 안욱진이 부드럽게 말했다. “걱정 마, 내가 해결할게.” 그러자 임수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응, 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