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화

하지만 이내 자신의 반응이 지나쳤다는 것을 깨닫고는 다시 천천히 소파에 앉더니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아빠, 이건 저와 시혁 씨 사이의 문제예요. 어르신까지 끌어들이실 필요가 없어요!” 임수아의 격한 반응에 임정민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러고는 이내 마음속에 계획을 세웠다. “너와 시혁이 문제는 단순히 너희 둘 사이의 일이 아니다! 윤씨 가문과 임씨 가문의 문제야! 내가 윤...” 임정민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임수아가 말을 끊었다. “아빠! 갑자기 느낀 건데 아빠 말씀이 다 맞는 것 같아요. 그래서...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볼게요.” “정말?” 임정민이 반신반의하는 표정으로 바라보자 임수아가 다소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네.” 이제 보니 윤시혁과의 이혼 문제는 할머니뿐만 아니라 아빠에게도 숨겨야 할 것 같았다. “그래야지!” 임정민이 웃으며 한마디 했다. 이후 두 사람은 다른 이야기를 더 나누다가 식사 시간이 되어서야 함께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주방에 들어선 임수아는 임현지 옆에 앉아 있는 남자를 본 순간 걸음이 멈췄다. 각진 얼굴에 매의 눈처럼 차갑고도 위압적인 눈빛은 강인하고 날카로운 느낌을 풍겼다. 이 사람이 바로 임수아의 사촌 오빠 임현우였다. “현우 왔구나!” 임현우를 본 임정민은 웃으며 말했다. “큰아버지, 안녕하세요.” 임현우가 일어나 인사했다. “가족끼리 뭘 예의를 차려, 앉아라!” 식사 도중 임현우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현지야, [여남전] 제작진과는 이미 말해뒀어. 내일 바로 계약하러 가면 돼.” 여기까지 말한 뒤 잠시 멈칫하다가 덧붙였다. “걱정 마. 이번에는 지난번 같은 일이 다시는 없을 거야.” “고마워, 오빠!” 임현지가 환하게 웃었다. 임현지에게 반찬을 얹어주던 임현우는 갑자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달빛청음이라는 사람이 진짜 [안개꽃] 여주인공 더빙을 할 수 있을지도 아직 미지수야.” 이 말을 들은 임현지가 매우 놀란 표정으로 임현우를 바라보자 임현우가 피식 웃더니 임현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다정하게 말했다. “걱정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