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화

방으로 돌아온 임수아는 하유민과는 달리 개운한 느낌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하유민의 판다 같은 다크서클을 보자 웃음이 나오려는 걸 참을 수 없었다. 그녀는 오늘 밤 어떤 방법으로 하유민을 상대할지 미리 생각해 두었다. 하유민에게 잊지 못할 밤을 선사해 주겠다. 그날 오후, 어느 레스토랑 안. “은채 언니, 오랜만이에요. 정말 보고 싶었어요.” 하유민은 몸을 굽혀 서은채를 포옹했다. “나도 네가 엄청나게 보고 싶었어.” 서은채는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하유민은 서윤미에게도 인사를 건네고 소파에 앉았다. “유민아, 눈에 핏줄이 많이 섰고 다크서클도 심하네. 무슨 일 있었니? 어젯밤에 잠을 못 잤어?” 서은채가 걱정스럽게 묻자 하유민은 잔뜩 화가 난 얼굴로 이를 악문 채 대답했다. “말도 마세요! 다 임수아 그 여자 때문이에요!” 그녀는 어젯밤 일을 그들에게 이야기했다. 그녀의 말을 듣고 난 두 사람의 표정도 복잡해졌다. “임수아가 정말 많이 변했어요. 예전엔 내가 무슨 짓을 해도 다 참아줘서 걔를 혼내주는 건 식은 죽 먹기였는데... 지금은 도대체 무슨 영문인지.” 하유민은 이 말을 하며 미간을 찌푸렸다. 잠시 후, 그녀는 서은채를 바라보며 말했다. “은채 언니, 어쨌든 난 언니 편이에요! 제 마음속의 새언니는 은채 언니뿐이에요.” 이 말을 들은 서은채는 아주 기뻤다. “고마워, 유민아.” “에이. 고마워할 필요 없어요.” 하유민은 서은채를 바라보며 단호히 말했다. “은채 언니, 안심하세요. 제가 반드시 도와주겠어요! 제가 있는 한, 임수아는 오빠와 오래갈 수 없어요.” 서은채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떠올랐다. 그때의 결정은 정말 현명했다. 그 일이 아니었다면, 하유민이 이렇게나 그녀를 따르며 그녀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을 테니까. 이때 서윤미가 입을 열었다. “유민 씨, 조심하세요. 임수아는 만만치 않은 여자에요. 저도 그 여자한테 여러 번 당해봤어요.” 하지만 하유민은 전혀 개의치 않는 듯 코웃음을 치며 오만하게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전 하씨 가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