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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환관가짜 환관
Ayoko: Webfic

제77화

춘향은 비천한 하녀였기에 연제국 대장군을 거역할 처지가 아니었다. 끝내 입을 열지 못하고 그저 김신재 앞에 머리를 조아리며 살려달라 애원할 뿐이었다. “소부 나리, 부디 저를 살려주십시오. 제가 입을 열면 저뿐 아니라 온 집안이 씨가 마를 것입니다.” 김신재는 담담히 말했다. “내가 네게 고변하라 한 줄 아느냐. 그저 네게 진심을 보이라 한 것이다. 두 주인을 섬길 생각은 버려라.” 춘향은 얼굴이 핏기 없이 질려 있었다. 바닥을 향한 눈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급기야 후회가 밀려왔다. 애초에 욕심을 품지 말았어야 했다. 구상철의 첩이 되겠다는 헛된 꿈만 꾸지 않았어도 이 지경까진 오지 않았다. 이제 정체가 드러났고 목숨줄조차 김신재 손아귀에 쥐여 있었다. 차라리 상대가 온전한 남정네였다면 젊은 얼굴 하나로 비위를 맞출 수도 있었겠지만, 문제는 김신재가 환관이라는 것이었다. “말할 수 없다면 그만이다. 나는 갈 길이 바쁘다.” 김신재가 벌떡 일어나 방을 나서려 하자 춘향이 다급히 달려들어 그의 다리에 매달렸다. “말하겠습니다! 대장군께서 시킨 일입니다. 그분의 명을 감히 어찌 거역하겠습니까... 저는 그저 미천한 몸일 뿐입니다.” 김신재는 그녀 앞에 쭈그려 앉아 춘향의 턱을 손가락으로 들어 올렸다.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다만 네가 진심을 보이나 보고 싶었을 뿐이다. 이제 마음을 정한 이상 약속은 지킬 것이다. 임무가 끝나면 널 데리고 경성으로 가겠다. 내 집에서 시중드는 종으로 삼고 너와 네 가족이 두 번 다시 궁핍에 시달리지 않게 해주마.” 춘향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어떤 임무입니까?” “때가 되면 알려주마.” “정녕 제 가족도 함께 데려가 주시겠습니까?” “그렇다. 너에게 백 냥을 주어 경성에 작은 집을 마련해 살게 해주마.” 춘향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걱정하는 것은 오직 하나, 연제국에 남은 가족의 안전이었다. 구상철이 죽기만 한다면 모든 문제는 사라질 터였다. “그럼, 지금 저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대장군께서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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