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병원 쪽에서는 의사 한 명을 추가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성유리는 당분간 스튜디오 쪽에 집중할 예정이었다. 스튜디오의 이익을 극대화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었다.
해 질 무렵이 다가오자 익숙한 모습이 개인 병원에 나타났다.
방금 환자 한 명의 진찰을 마친 성유리는 고개를 들자마자 들어오는 사람을 발견했다.
병원 안으로 들어온 사람은 바로 심규찬,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친 순간 온 세상이 멈춘 듯했다.
성훈이 뒤따라 뛰어 들어와 심규찬의 앞을 가로막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심규찬 씨! 함부로 들어가지 마세요!”
심규찬이 여기에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성유리는 아마도 박지훈이 심규찬을 먼 산에 내다 버렸을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지난번 박지훈에게 맞고 나서 워낙 부상이 심했기에 한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어제서야 퇴원한 상태였다.
얼굴에는 여전히 멍 자국이 남아 있었지만 여전히 따뜻한 눈빛으로 성유리를 바라봤다.
심규찬은 고개를 돌려 성훈을 보며 한마디 했다.
“유리 누나와 단둘이서 몇 마디 하고 싶은데 혹시 신경 쓰인다면 밖에서 기다리셔도 됩니다.”
옆에 있던 진무열도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듯 심규찬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아마 진미연이 진무열에게 알려준 것 같았다.
성훈이 여전히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은 채 꿈쩍도 하지 않자 진료대 앞에 있던 성유리가 자리에서 일어나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성훈 씨는 잠시 쉬세요. 무슨 일이 생기면 부를게요.”
성훈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성유리를 돌아보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대기 구역으로 향했다.
성유리가 심규찬을 흘깃 바라본 후 휴게실로 향하자 뒤따라간 심규찬은 휴게실에 들어간 후 조용히 문을 닫았다.
이를 본 성훈은 바로 따라가 문 앞에 선 채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성유리를 지켰다.
소파에 앉아 눈앞의 심규찬을 바라본 성유리는 마음속 두려움이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심규찬이 그녀를 구해준 일과 별개로 심규찬이 자신을 성산각에 가둬두었던 일은 지금도 머릿속에 생생했다.
성유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