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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세아야, 나 내기에서 졌어. 정훈이랑 하룻밤 같이 있어 줘.” 이강현과 결혼한 지 4년째 되던 해, 게임에서 나를 걸고 숙적인 김정훈에게 패배를 당했다. 한편, 얇은 옷차림으로 그의 허벅지에 앉아 담배에 불을 붙여주려던 찰나 뜬금없는 소리에 자칫 손을 델 뻔했다. 곧이어 눈시울이 점점 붉어졌다. “싫어요, 전 형부가 아니면 안 돼요.” 이내 키스하려고 다가갔지만 곧바로 제지당했다. 그는 내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으며 말했다. “우리 세아 착하지?” 말을 마치고 나서 헌신짝 버리듯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머리 위로 밝은 조명이 쏟아졌고, 몸을 웅크리고 앉은 내게 사람들의 경멸 어린 시선이 꽂혔다. 물론 이해는 갔다. 어쨌거나 내놓기 부끄러운 존재로서 기껏해야 이강현의 심심풀이에 불과할 뿐, 애인조차 사치였다. 그가 사랑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윤아린이다. 명의상 언니이자 태어날 때부터 애지중지 자란 공주님. 반면, 나는 윤씨 가문에서 뒤늦게 발견한 사생아였다. 비록 겉으로는 대접을 받았지만 실상은 하인과 다름없는 신세였다. 3년 전, 결혼식 전날 윤아린은 갑자기 이강현을 버리고 해외로 도피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윤씨 가문에 돌아온 나는 기회를 틈타 윤아린 대신 당당하게 이강현의 옆자리를 차지했다. 그 이후 언니를 밀어낸 장본인이자 돈에 환장한 여자로 취급받으며 온갖 모욕을 당했다. 테이블 반대편에 앉은 김정훈의 노골적인 시선이 나를 향했고 확인할 겸 재차 물었다. “진짜 괜찮겠어? 이렇게 예쁜 사람과 하룻밤 보내고 멀쩡하게 돌려보낼 자신은 없는데.” 여자 파트너를 학대하는 김정훈의 악취미에 대해 워낙 소문이 흉흉했다. 그동안 만났던 여자들은 하나같이 상처투성이에 이름만 들어도 벌벌 떨었다. 나는 고개를 돌려 이강현을 바라보며 애원했다. “형부...” “아무리 예뻐도 3년 데리고 놀면 질리기 마련이야.” 이강현은 나를 가뿐히 무시하며 느긋하게 담배에 불을 붙였다. 이내 무덤덤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여기서 하고 싶은 대로 해.” “너도 참 지독한 놈이네. 취향 한번 독특하군.” 망나니 김정훈이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다가왔다. “생중계를 보고 싶다는데 소원을 이뤄줘야지.” 그는 내 발목을 붙잡고 위로 올라탔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차올랐고 이강현을 향해 손을 뻗으며 간절한 목소리로 부탁했다. “형부, 살려줘요. 너무 무서워요.” 담배 연기가 피어오르면서 그의 얼굴이 가려져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곧이어 기침 소리와 함께 뼛속까지 차가운 음성이 울려 퍼졌다. “윤세아, 창피하게 왜 그래?” 그가 기침하는 순간 나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테이블에 긁힌 손톱이 부러지며 틈새로 피가 스며 나왔다. 이내 억지로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형부가 하라는 대로 할게요. 심장도 안 좋은데 화내지 마요.”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는 이강현은 절대 안정을 취해야만 했다. 3년 전, 윤아린과 결혼하기로 나서 목숨을 걸고 심장 이식 수술을 받았다. 아마도 언니를 너무 사랑해서 그녀와 함께 늙어가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한 듯했다. 하지만 윤아린이 도망칠 줄이야! 비록 수술은 잘 됐지만 충격으로 인해 목숨까지 잃을 뻔했다. 지난 3년 동안 곁에서 밤낮없이 시중을 들며 고통의 시간을 견뎌낸 사람은 바로 나였다. 그런데 결국 돌아온 건 차디찬 외면뿐이었다. 생각에 빠진 찰나 김정훈은 나를 테이블에 쓰러뜨렸고, 주변에서 환호 소리가 터져 나왔다. 나는 필사적으로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3년을 함께 지내면서 이강현의 결벽증이 병적에 가깝다는 걸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평소에 다른 남자와 살짝 스치기만 해도 직접 씻겨주는 정도였다. 만약 오늘 밤 김정훈과 관계를 하게 된다면 다시는 나를 만지지 않을 것이다. 팔다리를 버둥거리던 중, 손톱으로 김정훈의 목을 긁게 되자 그는 대뜸 따귀를 날렸다. 곧이어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테이블에 세게 내리쳤다. 순간 눈앞이 캄캄하면서 목이 조이는 느낌이 들었다. 어느덧 원피스가 너덜너덜해졌고 비릿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순순히 당하지는 않겠다는 건가? 내 스타일인데? 어디 한 번 반항해 봐.” 말을 마치고 나서 팔을 뒤로 꺾더니 모두가 지켜보는 앞에서 옷을 벗기려고 했다. “그만.” 이때, 이강현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태연한 목소리는 감정 변화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적당히 즐기면 되지 죽자고 덤비면 어떡해?” 나는 힘겹게 고개를 들고 남자를 똑바로 바라보며 애처로운 표정을 지었다. “형부...” 그는 시선을 피하더니 김정훈을 향해 말했다. “비켜. 성북구 부지를 너한테 줄게.” 땅에 비하면 여자 하나쯤이야 아무것도 아니었다. 김정훈이 나를 놓아주었다. 나는 재빨리 두 팔로 가슴을 가리고 수줍게 웃으며 말했다. “역시 형부가 날 버리는 일은...” “아린아, 네가 원했던 증거야. 이제 만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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