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책임을 다하지 않은 도진석은 학교를 떠났다.
그런 상황에서 갑자기 누군가 학교를 방문하니 원래 존재하던 문제점은 여전히 남아있었고 당연하게도 전부 드러났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다가간 그들은 식당 직원들이 솥 안에 뭔가를 쏟아 넣는 걸 보았다. 가까이 가보니 먹다가 남긴 국물들이었다. 심지어 중요한 건 이미 상한 건지 시큼한 냄새가 났는데 그걸 다시 끓이고 있던 것이다.
주방 안쪽 또한 위생 상태가 우려될 정도였다. 마스크는 당연히 쓰지 않았고 요리사는 심지어 담배를 피우면서 음식을 볶고 있었다.
그 광경을 본 육재일은 안색이 변하지 않았지만 오정택은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
주방 직원들은 그들을 발견하고는 들고 있던 국자를 툭 내렸다.
“당신들은 누굽니까? 여기는 외부인이 들어올 수 없는 곳이에요. 그것도 모릅니까?”
다른 학교들은 모두 상부에서 가끔 시찰했는데 오직 경정 고등학교만이 매번 시찰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그들이 뭔가를 보여준다고 해도 사실은 그저 보여주기식이었다.
그래서 주방 직원들은 누군가 주방을 보러 올 리는 없다고 생각했다.
특히 식당을 장악한 사람은 도씨 일가의 사람이었다. 그는 도진석의 사촌이어서 무서울 게 없었다.
그러나 식당 직원들과 다르게 그는 조금 견식이 있었다. 그는 육재일 일행을 힐끔 보더니 곧바로 그들에게 달려갔다.
그보다 더 빨리 달린 사람은 학교의 교감이었다. 교감은 땀을 닦으면서 설명했다.
“유성현 씨, 오해입니다. 여기 주방 직원들 평소에는 이러지 않아요. 오늘은 아마...”
현장에 있는 사람 중 교감이 알고 있는 유성현뿐이었고 다른 사람은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그들 일행 중에서 유성현은 가장 뒤쪽에 서 있었다. 그 순간 교감은 큰일 났음을 직감했다.
“아마 뭐요?”
유성현은 떨리는 손으로 끓여놓은 국물을 가리켰다.
“상한 국물을 끓이지 않았습니까? 아이들한테 이런 걸 먹인 겁니까? 네? 교감 선생님 자식들은 이런 걸 먹고 삽니까?”
유성현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렸다. 그는 유관 부문 소속이었고 자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