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화
‘아니다, 그럴 리 없다!’
송연정은 고개를 연신 저으며 스스로를 다그치듯 말했다.
후작 댁에 발을 들인 그날부터 심화영은 줄곧 그녀에게 한 점 숨김없이 진심을 다해주었다. 혼약서는 늘 장신구함 아래에 고이 넣어 두었는데 심화영은 그 혼약서가 싫다며 장신구함조차 거들떠보지 않았고 이따금 그 상자를 쓰려다 말곤 했다.
‘혼약서를 바로 그곳에서 꺼냈는데 어찌 그것이 가짜란 말인가?’
송연정은 마치 혼이 빠진 사람처럼 같은 생각을 되풀이하다 겨우 마음을 가다듬고 고개를 들더니 승리를 확신한 듯이 웃으며 말했다.
“화영아, 더는 발뺌하지 말거라. 솔직히 고하면 죄도 가벼워지는 법이다. 이실직고하거라. 폐하께서도, 전태산 나리께서도 아마 자비를 베풀어 주실 것이다!”
그녀는 이제야 혼약서가 분명 진짜라는 확신이 들었고 심화영은 그저 죽음이 두려워 시치미를 떼는 것일 뿐이라 여겼다.
허나, 마음 한구석엔 의문이 고개를 들었다.
‘이미 혼약서는 장신구함 밑에서 나온 것이라 밝힌 바 있는데 어찌 심화영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것이지?’
되레 불안해지는 것은 이쪽이었다.
송연정은 이를 악물고 심화영의 소매를 잡아 흔들며 다그쳤다.
“화영아, 이쯤에서 그만 고집부리거라. 얼른 사과하거라, 알겠느냐?”
심화영은 그런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다 냉소를 머금은 웃음을 지어 올렸다.
그 미소에 송연정은 말문이 턱 막혔고 무언가를 말하려는 찰나, 심화영이 곁눈질로 손 상서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감히 여쭙겠습니다. 상서 나리께서는 그리 오래 혼약서를 들여다보셨사온데 그 진위를 밝히셨는지요?”
송연정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었고 진정 경계해야 할 이는 손 상서였다.
심화영은 송연정 따위의 얄팍한 술수에 흔들리지 않았고 오히려 그녀가 더 큰 자신감을 보이기를 바란다. 그래야 손 상서나 삼황자가 혼약서를 찢으려 했다는 사실을 더욱 굳게 믿게 될 테니까.
그리되어야만 삼황자를 껍질 속에서 끄집어내어 그의 야심을 황제 앞에 낱낱이 드러낼 수 있었다.
손 상서는 미소를 띤 그녀의 얼굴을 보자 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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