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자객을 들여보냈느냐?”
날이 어두워지면서 상쾌한 밤바람이 얼굴을 스쳤지만 심화영의 질문에 연초는 오히려 온몸이 오싹해졌다.
심화영의 얼굴을 보지 않아도 그녀가 변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예전의 그녀는 늘 바보처럼 유씨 부인과 송연정이 거주하고 있는 소화원을 들락거리면서 재잘재잘 본인이 알고 있는 모든 걸 두 사람에게 말했었다. 본인의 계집종들보다 연초에게 더 잘해주면서 그녀에게는 다정하게 이야기했지만 요점을 말하지 못해 짜증이 났었다.
허나 심화영은 이번에 짜증이 나지 않게 간단명료하고 알아듣기 쉽게 말했으며 성격도 변했다.
짧은 몇 글자였지만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무서운 압박감을 느끼게 했으며 대감 나리에게서만 볼 수 있는 위엄이 느껴졌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더 무섭기까지 했다.
연초는 더 이상 희망을 볼 수 없다고 생각되어 고개를 들어 심화영을 바라보며 입술을 실룩거렸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늦은 밤, 아직 젖살이 빠지지 않은 통통한 얼굴의 갓 성년이 된 소녀가 그녀 앞에 서 있었지만 소녀의 눈빛을 마주한 순간 연초는 전기에 감전되는 듯한 위엄에 바로 눈을 다시 깔았다.
연초는 속으로 심화영이 왜 이렇게 변했는지 의문이었다.
송연정이 말했을 때 믿지 않았었지만 직접 마주하고 나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두려운 모습이었다.
연초는 심화영 뿐망 아니라 송연정에게도 핑계를 대야 했기에 어떻게 이 상황을 모면해야 할지 한참 고민했다.
허나 지금의 심화영은 그 정도로 인내심이 있지 않았기에 연초가 입을 열지 않자 그녀는 심진성에게 말했다.
“입을 열 생각이 없는 듯하니 그냥 죽이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고작 계집종일 뿐인데 감히 주인을 배신해서야 되겠습니까? 이 기회에 죽이고 새 계집종을 들이시지요.”
심진성은 입꼬리를 씰룩이며 놀란 눈빛으로 심화영을 바라보았다.
낮에 이미 심화영이 예전과 다른 것 같다고 느껴졌는데 지금 그녀가 말하는 모습을 보니 눈빛에 어두운 기운이 서려 있는 것이 더 무서워 보였다.
그녀는 연초를 겁주려고 하는 말이 아니라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