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화
송연정이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송로가 성큼성큼 다가오더니 갑자기 손을 번쩍 들어 그녀의 뺨을 세차게 후려쳤다.
본래 돼지머리처럼 부어오른 송연정의 얼굴은 그 한 대로 더욱 벌겋고 퉁퉁 부어올라 살가죽이 터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심화영, 대체 무슨 속셈이냐!”
유씨 부인은 눈이 뒤집힌 채 고함을 쳤고 마치 살이라도 베어낼 듯 한 눈빛으로 심화영을 노려보았다.
심화영은 코웃음을 치며 냉소적으로 말했다.
“전 후작 댁의 정실 규수예요. 계집종 하나쯤 훈계하는 게 뭐 어때서요? 유씨 부인께서 무슨 할 말이 있으십니까? 그리고 말이죠, 당신 수하의 종이 버릇도 제대로 못 들였으니, 제가 대신 손 좀 본 겁니다.”
“...”
유씨 부인은 입술을 달달 떨었고 이가 갈릴 지경이었다.
중요한 사실을 깜빡한 것이다. 오늘 밤부터 송연정은 서화원 소속의 노비가 되었다. 더는 심씨 가문의 둘째 아씨도 아니고, 심화영의 사촌 언니도 아니다. 그저 첩의 조카딸일 뿐.
첩의 친척 딸이 감히 후작 댁 정실의 따님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이제부터 송연정이 이 안에서 누굴 무시하거나 함부로 말이라도 잘못 뱉는다면 맞아 죽는다 한들 억울할 구석이 없다.
유씨 부인은 이를 악물고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송연정을 부드럽게 타이르며 말했다.
“연정아, 참아라. 지금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란다...”
그녀는 그 말을 거의 속삭이듯 내뱉었고 고윤희가 듣고 있을 터라 더더욱 자존심이 상해 머리를 들 수가 없었다.
그러곤 억지로 호흡을 가다듬고 송연정을 바라보며 말했다.
“연정아, 이만 일어나거라. 서화원으로 먼저 돌아가 있으렴. 이모가 곧 따라가마.”
“알겠습니다.”
송연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억지로 일어나더니, 곁에 서 있는 연월에게 이를 악문 채 말했다.
“뭘 멍하니 서 있어? 어서 따라오지 못해?”
그녀는 지금도 연월이 뭔 일을 저질렀는지 모르는 듯했다. 단지 대부인 고윤희와 심화영이 자신을 제압하려고 연월을 불러낸 거라 짐작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연월은 도망칠 엄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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