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5장 협박

그곳은 한적한 사설 별장이었다. 안으로 들어선 한수호는 이진태가 완강하게 부인하는 목소리를 들었다. “난 그쪽들이 말하는 그게 뭔지 모른다니까요. 들어본 적도 없고 본 적도 없습니다!” 한수호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별장의 도우미처럼 보이는 여자가 신발장에 놓인 일회용 실내화를 그에게 내밀었다. 호화롭게 꾸며진 거실에서 유지호는 다리를 벌리고 소파에 앉아,팔꿈치를 무릎에 얹고 커피를 휘젓고 있었다. 그는 가볍게 이진태를 내려다보며 비웃었다. “이진태 씨, 내가 왜 그쪽을 찾았는지 궁금하지 않아요? 다 알고 있으면서 뭘 모른 척하는 겁니까?” 이진태는 더욱 완강하게 말했다. “나 같은 불구를 왜 괴롭히는 거예요? 나 다리 저는 거 못 봤어요? 이렇게 날 몰아붙이는 게 양심에 찔리지도 않아요?” 그러자 유지호는 커피 스푼을 내려놓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기회를 줬는데도 말을 안 하네요. 이서아 씨 아버지라서 봐주려고 했는데 자꾸 날 나쁜 사람으로 몰아가고...” 경호원은 이내 이진태를 바닥에 눕혔고 이진태는 즉시 크게 소리쳤다. “살려주세요. 사람 죽어요. 도와주세요!” 경호원이 그에게 주먹을 휘두르려는 순간, 한수호가 그 장면을 목격하고 손을 들어 제지했다. 유지호는 피식 실소했다. “아무리 물어도 말을 안 해요.” 이윽고 바닥에 엎드린 채로 고개를 든 이진태는 한수호를 보자마자 갑자기 격하게 반응하며 그에게 달려들려 했다. “시아 어디로 데려갔어! 내 딸을 어디로 데려간 거야!” 경호원은 하마터면 놓칠 뻔해 주먹으로 이진태의 복부를 강타했다. 그러자 이진태가 고통에 허리를 굽혔다. 한수호는 얼굴을 찡그리며 그에게 물었다. “6조 원은 어디 있죠?” 이진태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 말했잖아. 난 모른다고. 6조 원이 뭔데? 돈이야? 60만 원도 없는데 6조 원이 어딨겠어 나한테?” “6조 원을 가지고 있었다면 잘 나가고도 남았겠지. 그깟 허름한 집에서 살 필요도 없고 이 지경으로 어렵게 살 필요도 없었을 거라고.” 한수호는 그의 말을 가볍게 넘기며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