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연은 먼저 사전 예고를 했다. "앞으로 내가 김수지를 따라 하는 모습을 더 자주 보게 될 거예요."
능구렁이 같은 김병호는
김수연의 말에서 금방 이상함을 감지했다.
때마침 김수지가 더 가까이 다가오려 하자 김병호는 거칠게 밀쳐내고 단상에 뛰어올라 빠르게 김수연을 향해 물었다. "수연아, 솔직하게 말해. 혹시 너 때문에 박민혁과 김수지가 이혼한 게 아니라서 나한테 말하지 않은 거야?"
김수연은 더 이상 김병호를 속일 수 없을 것 같아 고개를 끄덕였다. "네."
기쁨에 들떴던 김병호의 마음이 급속도로 추락했다.
그는 무서워졌다.
박민혁이 좋아하는 사람이 김수지일까 봐 두려웠다.
자신이 잘못된 곳에 도박을 걸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겁이 났다.
김병호의 탐욕과 속셈을 잘 알고 있는 김수연이 곧바로 입을 열었다. "민혁 오빠는 내 거예요. 내가 아빠에게 김씨 집안을 위해 아끼지 않고 돈을 쏟아부을 좋은 사위를 데려다줄 거라는 것만 알고 있으면 돼요."
김병호가 침묵하자 전화기 너머로 숨소리만 들렸다. 방금 뱉은 말이 그에게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 같았다.
김수연은 마음을 굳게 먹었다. "아빠."
김병호는 멍하니 대꾸했다. "응?"
"아빠 생각이 맞아요." 김수연은 아예 분명하게 밝혔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일을 할 때마다 손발이 묶이게 되고 막상 문제에 직면했을 때 더욱 성가시게 될 것이다. "지금 민혁 오빠는 나보다 김수지를 더 좋아해요."
박민혁은 김수연을 좋아하지 않는다.
김수연에 대한 박민혁의 감정은 완전히 감사함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김수연은 김병호에게 자세한 분석을 들려주지 않고 위협적인 뉘앙스가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얼마 전에 아빠가 김수지를 팡 어르신에게 시집보내버리겠다고 협박했잖아요."
갑작스럽게 얻게 된 많은 정보에 김병호는 머리가 멍했다.
특히 평소와 전혀 다른 김수연의 태도에 김병호는 화가 치밀었으나 분노를 터뜨리기도 전에 김수연이 선수를 쳤다. "팡씨 가문의 작은 도련님인 팡롱이 사망했다는 소식 들었죠?"
김병호는 무심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