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0화

윤성빈의 눈가가 벌겋게 달아올랐고 그는 미친 사람처럼 그녀를 찾아 헤맸다. 방을 하나하나 열어봐도 채시아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고 급기야 공항까지 사람을 보내 막아야 하나 싶을 즈음, 뒤뜰 텅 빈 의자에 조용히 앉아 있는 그녀를 보고서야 조여들던 심장이 겨우 풀렸다. 채시아는 잠이 오지 않아 바람을 쐬러 나왔다가 급하게 다가오는 윤성빈을 발견했다. 오늘은 돌아오지 않을 줄 알았는데... 눈이 마주치자 윤성빈은 망설임 없이 그녀를 껴안았다. 희미한 조명 아래, 채시아는 몸을 살짝 굳혔다. 그녀는 그의 붉어진 눈가도, 얼마나 다급하게 달려왔는지도 알아채지 못했다. “이 시간에 왜 방에 없었던 거야?” 그의 목소리는 잠기고 낮게 깔려 있었다. 그 말이 너무 엉뚱하다 느낀 채시아는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이 시간이면 꼭 방에 있어야 해요?” 윤성빈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왜 그녀가 보이지 않자 그토록 혼란에 빠졌는지조차 몰랐다. “임수아는 괜찮아요?” “목을 벳어. 지금도 병원에서 치료 중이야.” 윤성빈은 숨김 없이 사실 그대로 전했다. ‘목을 베였다’는 말에 채시아는 그 무모하고 잔인한 집념에 혀를 찼다. 목숨까지 걸 만큼 임수아는 목적을 위해서라면 자기 자신에게조차 가차 없는 여자였다. “범인은 잡혔어요?” 그 질문에 윤성빈의 눈빛이 차갑게 식었다. “아직.” “근데, 팬 한 명 말고 나머지는 전부 박지훈 쪽 경호원이었어.” 그 말을 들은 채시아는 그의 품에 안긴 채 고개를 들어 윤성빈을 바라봤다. “무슨 뜻이에요?” 그녀의 미묘한 감정 변화가 전해지자 윤성빈은 목젖을 움직였다. “너, 박지훈한테 뭐라고 말했어?” 그는 임수아를 다치게 한 장본인이 채시아일 거라곤 생각지 않았다. 하지만 박지훈은 채시아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남자였다. 숨이 턱 막혔다. 채시아는 눈앞이 뿌옇게 흐려지며 말이 나오지 않았다. “내가 지훈이를 시켜서 임수아를 해치게 했다는 소리예요?” 이미 윤성빈을 마음에서 내려놓았다고 믿었지만 그렇게 억울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