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신지환은 완전히 취한 게 아니었지만 이제인의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그는 여전히 테이블에 있는 유리병을 바라보다 품에 꼭 끌어안았다.
“미안해. 아가야. 내가 미안해.”
신지환의 사과는 아이를 향한 것인지 여다현을 향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지환아, 우리 이 아이 묻어주는 게 어떨까?”
신지환의 집으로 간 이제인은 신지환이 여전히 그 아이를 멍하니 바라보는 걸 발견했다. 심지어 이제인은 그 아이를 쳐다볼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한참 고민하던 신지환이 드디어 고개를 끄덕였다. 명인시에서 제일 비싼 묘지를 고른 그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고 직접 아이의 유골함을 안에 넣었다. 묘비에는 아이의 사진도 아이의 이름도 없이 [신지환과 여다현의 사랑하는 아이]라고 적혀 있었다. 아이의 유골을 잘 모셔둔 신지환은 묘비 앞에 무릎을 꿇고 묘비에 적힌 여다현의 이름을 살살 어루만졌다.
“미안하다. 미안해.”
이를 지켜보는 이제인의 눈동자에는 역겨움과 짜증으로 가득했지만 신지환이 고개를 돌린 순간 비통한 표정으로 바꿨다.
“아이 너무 불쌍하다.”
신지환이 그런 이제인을 신경 쓰지 않고 그냥 지나가자 이제인이 얼른 신지환을 뒤따라 나서며 말했다.
“지환아, 천천히 가. 못 따라가겠어.”
그렇게 앞으로 걸어가던 이제인이 비명을 질렀다. 신지환이 언짢은 표정으로 몸을 돌리며 이제인을 바라봤다.
“지환아, 하이힐에 발이 까진 것 같은데.”
예전 같았으면 신지환은 당장 이제인을 업고 내려가 밴드와 편안한 신발을 사줬겠지만 지금은 도와줄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그 자리에 서서 이제인을 바라봤다.
“지환아, 발이 너무 아파서 그러는데 업고 내려가면 안 돼?”
신지환이 가만히 서 있자 이제인이 먼저 입을 열었다.
“오늘 오라고 한 적 없는데 왔으면 오늘 어떤 길을 걸을지 미리 생각하고 그에 맞는 신발을 신어야지.”
이제인은 그 자리에 서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신지환을 바라봤다.
“신지환, 너 전에는 그러지 않았잖아.”
이제인이 캐물어도 신지환은 표정 하나 편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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