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5화

송희정은 정말 피가 끓을 듯 화가 치밀었다. 이 드레스는 그녀가 큰 정성을 들여 맞춤 제작한 건데 하필 같은 옷을 입은 사람이 나타나다니. 분통이 터지는 건, 그 사람이 바로 서예은이라는 사실이었다. 서예은이 아직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옆에 있던 주서연이 비꼬듯 말했다. “예은 언니, 그러고 보니 정말 궁금한데 도대체 어떻게 유키스 로얄 드레스를 구한 거예요? 이거 가짜죠? 언니, 진짜 웃기네요. 허영심이 그렇게 강해요?” 주서연은 이렇게 똑같은 드레스 두 벌을 실제로 볼 줄은 몰랐다. 정말 믿기 힘든 광경이었다. 유키스 로얄 드레스는 모두 단 하나뿐이니, 한 벌은 반드시 가짜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송희정은 명성 높은 무용가이자 스타였다. 그녀가 가짜를 입을 리는 없었다. 자연스럽게 가짜 드레스를 입은 건 서예은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주서연은 속으로 경멸하며 생각했다. ‘서예은이 대체 어떻게 유키스 로얄 드레스를 샀지? 분명 짝퉁일 거야. 참, 뻔뻔하기 짝이 없네.’ 서예은은 송희정을 바라보며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정말 같은 드레스를 입었네.’ 주변 사람들은 누가 진짜이고 누가 가짜인지 수군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서예은은 자신이 입은 드레스가 진품임을 알고 있었기에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녀는 주서연을 한 번 바라보며 담담하게 물었다. “내 드레스가 가짜라는 증거라도 있어? 입에서 똥 싸듯 떠들지 마.” “뭐라고요? 그럼 내 말이 틀렸어요? 유키스 로얄 드레스는 하나뿐인데 어떻게 똑같은 게 두 벌이나 있을 수 있죠?” 주서연이 반박했다. 서예은이 대답하기도 전에 송희정이 다가왔다. 그녀는 서예은을 스윽 훑어본 뒤 사람들에게 설명했다. “이 드레스는 제가 큰돈 들여 맞춤 제작한 거예요. 가격만 해도 거의 9자리 수라, 제 드레스가 가짜일 리 없죠.” 송희정의 자신만만한 목소리에 사람들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세상에, 거의 9자리 수라고요!” 명문가 아가씨들이야 집안이 부유했지만 이렇게 비싼 드레스를 흔쾌히 살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래서 모두 자연스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