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7화

송희정의 손이 눈에 띄게 떨렸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핸드폰을 꺼내 유키스 로얄 공식 방위 확인 페이지를 열었다. 그러나 치마 속 안쪽에 숨겨진 방위코드를 카메라에 맞추는 순간, 화면 위로 붉은색 경고 문구가 번쩍 떠올랐다. [해당 방위코드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유키스 로얄 정품 여부를 확인하세요.] 순간, 주변 공기가 얼어붙었다. 잠시의 정적을 깨고, 사람들의 목소리가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세상에, 말도 안 돼. 송희정 씨 드레스가 가짜라고?” “아니, 톱스타가 어떻게 가짜를 입어?” “이건 진짜 평생 놀림감이겠다.” 웅성거림이 사방에서 몰려들자 송희정의 얼굴은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그녀는 핸드폰 화면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똑바로 응시했지만 심장 깊숙한 곳에서 뜨겁고 날카로운 수치심이 쏟아져 올라왔다. ‘이런 데서 가짜가 들통나다니... 이제 사람들 얼굴을 어떻게 봐?’ “아, 아니에요. 진짜예요. 저 큰돈 주고 산 건데...” 송희정은 애써 눈가에 물기를 맺히게 하며 불쌍한 표정으로 동정심을 자극하려 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 모인 이들은 짝퉁에 가장 냉정하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주서연마저 말을 잃은 듯 굳어 있었고 이런 결말은 상상하지 못한 듯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예은 언니가 진품이라니?’ 서예은은 차분한 눈빛으로 송희정을 바라봤다. 그 눈동자에는 동정도, 분노도 아닌 그저 담담한 현실 인식만이 깃들어 있었다. “송희정 씨, 아마 사기를 당하신 것 같네요. 경찰에 신고하세요. 돈은 돌려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죠.” 그 한 마디에 송희정의 얼굴은 순식간에 창백에서 홍조로 바뀌었다. 참아왔던 자존심이 산산이 부서지고 눈동자 속으로 불씨 같은 분노가 번졌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서예은을 노려본 뒤, 아무 말 없이 휙 몸을 돌려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그리고 그 순간, 방금 전까지 잔뜩 달궈졌던 사람들의 관심도 서서히 흩어졌다. 구경꾼들은 각자 이야기거리만 주워담은 채 제자리로 돌아갔고 드디어 공식 행사가 막을 올렸다. 서예은은 별일 아니라는 듯 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