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9화

저녁 무렵, 그들은 리조트 호텔 안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분위기는 생각보다 훨씬 화기애애했다. 박시우는 서예은을 세심하게 챙겼다. 조 대표와 대화를 나누는 동안에도 그는 틈틈이 서예은에게 눈길을 보내며 접시에서 음식을 덜어 주었다. 서예은이 생선을 집으려 하자 박시우는 가시 하나하나까지 꼼꼼히 발라주었다. 그녀는 그의 세심한 배려에 마음이 따뜻해졌고 살짝 몸을 돌려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속삭였다. “고마워.” 조 여사는 그 모습을 보고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박 대표님과 예은 씨, 정말 사이 좋으시네요. 부럽네요.” 조 대표도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쳤다. “그러네요. 박 대표님은 젊고 능력도 뛰어나고 가정까지 이렇게 완벽하다니, 진정 인생 승자네요.” 박시우는 담담하게 웃었지만 시선은 끝내 서예은에게 머물렀다. “맞아요. 저 정말 행복합니다.” 그의 솔직한 말에 서예은은 얼굴이 살짝 붉어지며 부끄러운 듯 차를 한 모금 마시며 시선을 내렸다. 식사는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박시우와 조 대표는 비즈니스, 정책, 발전 계획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즐겁게 대화를 이어갔다. 서예은은 모든 내용을 자세히 듣진 못했지만 두 사람의 전문성과 식견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역시 큰일 하는 사람은 다르구나...’ 잠시 후, 서예은은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 지루해져 화장실로 향했다. 화장실에서 나와 뒤쪽 작은 정원을 발견하고 잠시 바람을 쐬며 산책하려는 순간이었다. 그때, 조 대표가 불안정한 걸음으로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술기운이 조금 있는 듯 발걸음이 흔들렸고 언제든 넘어질 듯 위태로웠다. 서예은은 잠시 망설였다. ‘지금 다가가도 괜찮을까?’ 하지만 남녀 간 거리감도 있고 상황이 어색했다. 조 대표는 곧 그녀를 발견하고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예은 씨, 여기 계셨네요.” 서예은은 예의 바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들어가려던 참이에요.” 왠지 모르게 그녀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조 대표의 시선이 평소와 달리 자신에게 집중되어 있는 것 같았다. 그 느낌이 그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