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3화

갑자기 서예은은 익숙한 얼굴을 발견했다. 차진호였다. 심플한 흰 셔츠에 검은색 슬랙스를 차려입은 그는 여전히 부드러운 모습들이었다. 그는 몇몇 동창들과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서예은이 그쪽을 바라보던 순간, 차진호도 마침 고개를 들었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 서예은은 예의 바른 미소를 흘리며 시선을 돌리다 보니 차진호가 그윽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봤다는 걸 알아채지 못했다. 차진호는 몇 초 동안 그녀를 쳐다봤다. 서예은이 고개를 돌려서야 그는 시선을 거두어들이며 천천히 술잔을 입가에 대고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주지연은 서예은이 룸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특히 차진호의 시선이 서예은에게 고정된 걸 보며, 그녀의 두 눈에는 증오가 피어올랐다. ‘몇 년이 지났는데도 왜 서예은은 여전히 모두의 주목을 받는 거야?’ 서예은은 몇 명의 여학생들에게 둘러싸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심플한 원피스를 입고 있지만, 정성껏 차려입은 다른 누구보다 눈부셨다. 화장기 없는 얼굴은 여전히 청순했고, 미소를 지을 때마다 미묘한 매력이 더해졌다. 마기훈은 여전히 열정적으로 모든 동창을 맞이하며 자리에 앉혔다. 모두가 자리에 앉은 후 주지연은 서예은을 보며 비아냥거렸다. “예은아, 넌 왜 혼자 왔어? 남자친구는 어디 갔는데?” 서예은은 주지연을 가볍게 흘겨보며 대답했잖아. “동창회잖아. 다들 가족 없이 혼자 온 거야.” 주지연은 말문이 막혔지만, 곧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 “그렇긴 한데... 듣자 하니 너 주현진 씨랑 헤어졌다며? 몇 년이나 사귀었는데...정말 안타깝구나.” 서예은은 몰래 눈을 흘겼다. ‘이 말을 하려고 빙빙 돌려 말했던 거야?’ 장은주가 참지 못하고 받아쳤다. “뭐가 안타깝다는 거야? 예은이는 더 좋은 사람을 만날 자격 있어. 아참, 주지연, 너도 남자친구를 사귀었다며? 오늘 왜 안 데려왔어?” 장은주가 재빨리 화제를 돌렸다. 그녀는 서예은이 결혼 사실을 공개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다. 깜짝 결혼이었고 아직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