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8화

박시우는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짙은 웃음을 띠었다. 그 속에는 은근한 위협도 담겨 있었다. “그러니까 우리 사모님, 앞으로 조심 좀 해. 안 그러면 평생 침대에서 못 일어나게 할 거야.” “정말 못 말려.” 서예은은 얼굴이 화끈해져 작은 목소리로 투덜거렸다. 잠시 후, 그녀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박시우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아침 차려줄게. 조금 있다 나와서 먹어.” “응.” 오늘은 공장에 들러야 하는 날이어서 아침 식사를 마친 서예은은 곧바로 회사로 향했다. 은하 그룹은 자체적인 주얼리 가공 공장을 가지고 있는데 얼마 전 고객이 주문한 세트 제품이 있어 서예은이 직접 현장에 가서 장인들과 공정을 상의하기로 한 것이다. 이번 제품에는 난도가 높은 세공이 포함되어 있어 원하는 완성도를 위해선 번거롭더라도 세세하게 소통하며 고객의 요구를 최대한 맞춰야 했다. 원래는 하린도 함께 갈 예정이었지만 갑작스레 전무에게 다른 업무를 배정받는 바람에 혼자 가게 됐다. 공장이 외곽에 있다 보니 그녀는 직접 운전해 가기로 했다. 운전해서 가면 돌아올 때도 편했다. 그렇게 서예은은 차에 올라 곧장 출발했다. 한편 송희정은 지난번 가짜 명품 사건 이후 주변 사람에게 은근한 조롱을 받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온 송희정은 곧장 화장대 앞으로 가 위에 놓여 있던 고가 화장품들을 손으로 쓸어내렸다. 쨍그랑! 화장품이 바닥에 부딪히며 요란한 소리를 냈다. 진민아가 들어와 난장판이 된 방을 보고 달래듯 말했다. “아이고, 우리 희정이. 또 무슨 일 때문에 이러는 걸까?” 송희정은 울분을 참지 못하고 외쳤다. “민아 언니, 정말 죽고 싶어. 다들 내가 가짜를 입었다는 거 알아버렸어. 지금 뒤에서 날 비웃고 있다니까?” 단순한 기분 탓인지 아닌지는 몰랐지만 송희정은 세상 모든 사람이 자신을 비난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그녀는 이 모든 사건의 원흉이 서예은이라고 믿고 있었다. ‘서예은만 아니었으면 내가 이런 수모를 당할 일도 없었어!’ “괜히 생각이 많아져서 그래. 누가 너를 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