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1화

서예은이 경계 어린 눈으로 서지안을 보고 있었지만 그녀가 갑자기 눈앞에서 털썩 무릎을 꿇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서지안이 입을 열었다. “언니, 정말 주현진을 못 잊고 박 대표님이랑 잘해볼 생각은 없는 거야? 박 대표님이 언니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평생 언니만 아껴줄 사람이라고! 제발 더는 나랑 주현진 사이 망치지 마, 응?” 서예은이 눈을 가늘게 뜨고 서지안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차갑게 말했다. “서지안, 너 지금 여기서 무슨 수작이야?” 서지안의 눈물 콧물을 쏟아내는 연기는 오늘따라 역대급이었다. 만약 서예은이 서지안을 잘 아는 사람이 아니었다면 깜빡 속아 넘어갈 뻔했다. 그때 서지안이 갑자기 일어서서 서예은을 바라봤다.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지만 방금 전까지 불쌍한 척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마치 다른 사람 같았다. 서지안이 말했다. “서예은, 너 겁 없는 거 알아. 하지만 경고하는데, 방금 이 장면 전부 녹화해서 내 클라우드 계정에 동기화해 뒀어. 네가 계속 주현진한테 질척거리거나 주현진이 널 찾아오기만 해봐. 바로 이 동영상 박 대표님한테 보낼 거니까.” 서지안이 의기양양하게 서예은을 쳐다보며 말했다. “너랑 박 대표님이랑 만난 지 얼마 안 돼서 감정이 그렇게 돈독하지 않을 텐데. 이런 사소한 일로 관계 망치고 싶지는 않지, 안 그래?” 서예은은 탁한 숨을 내뱉었다. 뻔뻔한 사람은 많이 봤지만 이렇게까지 낯짝이 두꺼운 사람은 처음이었다. “네 집 개나 잘 단속해! 또 여기 와서 함부로 짖어대면 그땐 내가 가만 안 둬.” 서예은이 이를 악물고 말했다. 한 글자 한 글자 목구멍 깊은 곳에서부터 분노를 짜내는 듯한 목소리가 서지안을 불태워 버릴 듯했다. 서지안은 서예은이 화를 낼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격분할 줄은 몰랐다. 그렇다고 서예은에게 정말 무슨 짓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오늘은 그저 경고하러 온 것뿐이라 마지못해 쏘아붙였다. “너나 잘해.” 서지안이 의기양양하게 문을 열었다. 회의실 문이 열리자마자 밖에 있던 한 무리의 사람들이 구경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