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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93화

“꼬치 먹으러 갔다 왔어!” 유정이 시원하게 말하자, 서은혜는 눈을 흘기며 못마땅한 표정으로 말했다. “분명 네가 고른 데지?” 유정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웃었다. “역시 우리 엄마, 날 잘 아시네.” 하지만 서은혜는 성이 안 찬 듯 말을 이었다. “다른 집 딸들은 데이트 장소로 양식당이나 호텔 레스토랑 고르지. 촛불 켜놓고 분위기 있게 먹는 저녁, 얼마나 낭만적이야.” “그런데 넌 포장마차? 너 백림이한테 무시당하는 게 안 무섭냐?” 유정은 눈을 아래로 내리며 담담하게 말했다. “난 원래 이런 사람이야. 괜히 고상한 척하느니, 차라리 지금 나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게 낫지. 그래야 결혼하고 나서 후회할 일 없잖아.” 서은혜는 그녀의 말을 듣고 눈빛이 번뜩이며 되물었다. “결혼 얘기까지 나온 거야?” 유정은 코를 한번 쓸어내리며 툭 내뱉었다. “아니, 그냥 가정해서 한 말이야.” 서은혜는 설렜던 마음이 다시 식어버렸고, 이내 본론으로 돌아왔다. “내일 아침에 네 숙모한테 가서 사과해.” 유정은 이마를 찌푸리며 말했다. “왜요? 그깟 전시회 티켓 때문에요? 괜히 그 사람만 우쭐하게 만들잖아요. 어차피 이번 전시는 일반 공개로 바뀌었어요.” “티켓 어렵게 구할 것도 없고, 엄마 같은 사람들만 낚인 거예요.” “그 티켓 너 구했어? 나 확인해 봤어. 이미 다 매진됐고, 이번엔 실명제로 판매해서 양도도 안 돼. 그러니까 웃돈 주고도 못 구하는 거야!” 서은혜는 유정이 만화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기에, 어떻게든 전시에 가게 해주고 싶었다. 이에 유정은 엄마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걱정 마요. 나는 갈 수 있어요. 그러니까 그냥 편하게 주무세요. 고민 많고 늦게 자면 주름 생겨요.” 말을 마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2층으로 올라갔다. 서은혜는 속이 터지는 듯 말했다. “도대체 내가 누구를 위해 이러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니까.” 유정은 계단 중간에서 돌아보며 말했다. “외할아버지가 엄마를 위해서 어떻게 계획하고 챙기셨는지, 기억 안 나요?” 서은혜는 말문이 막혀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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