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85화
윤정겸은 석유의 솔직한 성격이 마음에 들었다.
겉으로는 차분하고 말이 없는 듯 보였지만, 속은 아주 성실한 아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요리도 할 줄 알아?”
석유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최근 몇 년 동안 희유랑 같이 살면서 자주 해주다 보니까 조금 배우게 됐어요.”
“좋네, 좋아! 요리 쉽지 않은데 말이야!”
윤정겸이 기뻐하며 말했다.
“그럼 나도 사양 안 할게.”
“네.”
석유가 옅게 웃었다.
재료들은 이미 손질이 끝난 상태였다.
생선과 새우는 깨끗이 정리되어 있었고, 채소도 씻어 보관 용기에 가지런히 담겨 있었다.
심지어 요리에 쓸 양념까지 종류별로 나눠 담겨 있었다.
재료를 조리대 위에 꺼내 놓자 한눈에 들어왔고, 윤정겸이 물었다.
“어떤 거 만들까?”
석유는 한번 훑어보고 바로 말했다.
“장어는 조림으로 하면 좋겠고요. 이 계절에는 털게는 찜이 제일 좋아요.”
“연근은 새콤달콤하게 하고, 요즘 건조하니까 채소 반찬 두 개에, 녹두랑 백합 넣은 죽도 하나 끓이면 좋겠어요.”
윤정겸은 눈이 반짝이더니 목소리도 더 밝아졌다.
“나랑 생각이 똑같네!”
석유는 살짝 입꼬리를 올렸다.
“그러면 생선부터 밑간할게요.”
윤정겸은 석유가 일하는 모습을 보고 말 뿐이 아니라 정말 요리를 해본 아이라는 걸 알았다.
그래서 더 마음에 들었다.
요즘 젊은 사람 중에 요리할 줄 아는 사람은 드물었기 때문이다.
명빈이 부엌으로 들어왔을 때, 윤정겸은 석유에게 생선에 칼집을 내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었다.
“이렇게 해야 간이 잘 배어. 내가 연구해서 만든 방법이야.”
명빈은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처음 만난 사이인데도 벌써 꽤 친해 보였다.
‘아버지가 괜히 더 챙기는 건가?’
명빈은 부엌문에 비스듬히 기대서서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웃으며 말했다.
“오, 석유 씨 요리도 할 줄 알아요? 새삼 다시 봤어요. 설탕이랑 소금은 구분해요?”
비아냥대는 명빈에 윤정겸은 돌아보며 인상을 썼다.
“너 같은 놈이랑 달라. 쓸데없는 소리 말고 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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