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눈을 감고 있었는데 긴 속눈썹이 곱게 드리워져 깨어 있을 때보다 조금 더 귀여워 보였다.
그는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고는 의사를 다시 불렀다.
평범한 발열이라고 했지만 마음속으로는 계속 불안했다.
이진아는 밤 9시가 되어서야 눈을 떴다.
눈을 뜨고 낯선 천장을 본 그녀는 순간 경계심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옆에서 느껴지는 익숙한 기운에 천천히 긴장을 풀었다.
그녀는 옆을 힐끗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강현우가 자료를 들고 읽고 있었다.
이것은 최근 공해에서 기승을 부리던 해적들 자료였는데 강씨 가문이 잃어버린 물건은 이 해적들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컸다.
이진아는 다가가 자료를 자세히 보았다.
“대원로가 물건을 찾으라고 했어요?”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료를 그녀의 침대 옆에 놓았다.
“여기서 푹 쉬고 있어. 나랑 오원로가 사람들을 데리고 근처를 살펴보러 갈 거야.”
이진아는 원래 같이 가고 싶었지 머리가 핑 돌고 어지러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녀는 등을 뒤로 기댄 채 마음속 불편함을 억누르며 물었다.
“의사가 진찰해줬어요?”
“진찰했어. 평범한 발열이고 큰 문제는 없대.”
그녀는 잠시 망설이다 결국 질문을 던졌다.
“그럼 대원로는 어떤 모습이었어요? 봤어요?”
“얼굴에 수염이 가득했고 컨디션이 아주 좋았어.”
너무 덥수룩한 턱수염 때문에 면도하면 어떤 모습일지 알 수 없었지만 강현우는 그런 것을 알고 싶지 않았다.
이진아는 고개를 숙이고 머릿속으로 여러 가지 문제를 곰곰이 생각하다가 한숨을 내쉬고는 이불을 다시 끌어당겼다.
“그래요. 그럼 나갈 때 조심해요.”
강현우는 그녀를 보다가 몸을 일으켜 입을 맞춘 후에 떠났다.
이진아는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그녀와 강현우 모두 알고 있었다. 이번 공해에 온 것은 단순히 물건을 찾는 것만으로는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대원로의 목적이 무엇인지는 아마 그 자신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그녀는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
새벽 3시가 되도록 강현우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녀는 허약한 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