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56화

차가 그 호텔에 멈춘 후 그는 그녀를 품에 안고 바로 스위트룸으로 향했다. 예코는 한밤중에 눈을 떴다. 몸을 뒤척이다가 딱딱한 것에 부딪혀 천천히 눈을 뜨자 유승준의 얼굴이 보였다. 방 안에는 조명이 하나만 켜져 있었다. 그녀는 약간 아픈 코를 문지르며 무슨 말을 하려 했지만 옆에 있던 휴대폰이 울렸다. 더듬더듬하여 통화 버튼을 누르고 보니 병원에서 걸려온 전화였다. 그녀의 어머니 상태가 매우 좋지 않다고 했다. “온예슬 씨, 가족분이 오후에 병원에 왔었어요. 어머니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겠는데 갑자기 미쳐 날뛰기 시작했고 지금 보이지 않아요. 저희가 사방으로 찾고 있지만 아직 찾지 못했어요.” 그녀는 벌떡 일어났다. 얼마 전 그녀는 유정혁의 힘을 빌려 해외 의료팀을 초빙했었다. 어머니는 방금 큰 수술을 마쳤고 겨우 의식을 되찾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예코는 심호흡을 하고 나서 눈빛이 어두워진 채 극도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옆 도시에 있는데 당장 고속열차를 타고 돌아갈게요. 직원분들께 계속 찾도록 부탁드릴게요. 모든 것은 제가 돌아가서 처리하죠. 그리고 경찰에 신고하고 최대한 빨리 사람을 찾으세요.” 말을 하면서 그녀는 옷을 입기 시작했다. 유승준은 잠에서 깨어 그녀의 옷깃을 잡았다. “어디 가는 거야?” “집에 일이 생겨서 돌아가야 해. 여기서 유 대표와 함께 있을 수 없어.” 유승준은 마음이 조금 불편했다. ‘집에 일이 생겼다는 것이 그 무능한 남편 때문인가?’ “예코, 일주일 동안 여기 함께 있겠다고 하지 않았어?” 말이 끝나자마자 화가 난 예코가 바로 받아쳤다. “귀찮게 하지 마!” 유승준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가 반응한 후에야 화가 나서 웃었다. “그래, 그래. 내가 귀찮게 하는 거지. 내가 너 아니면 안 되는 줄 알아? 몇 번 잤다고 이렇게 잘난 척하는 거야?” 이 말을 하고 나서 그는 후회했다. 예코는 그저 어두운 눈빛으로 그를 한 번 쳐다보더니 바로 돌아서서 떠났다. 유승준은 마른 침을 몇 번이나 삼켰지만 끝내 쫓아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