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59화

자리에 앉자 온예은은 열성스럽게 물을 따라주며 말했다. “승준 씨, 드디어 저랑 밥 먹으러 와줬네요. 어때요? 오늘 제 회장 예쁘지 않아요?” 평범한 사람에게 물었다면 아마 이 회장이 괜찮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화장이었기 때문이다. 인플루언서 화장은 평범한 여성을 빠르게 아름답게 만들어주지만 가까이서 보면 왠지 지저분하다는 느낌을 준다. 유승준은 차갑게 웃으며 바로 메뉴를 주문하고는 한마디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지금 할아버지가 정말로 늙으셨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안이 와서 이런 여자를 좋아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확신했다. 좋은 교육을 받은 덕분에 그는 참을 수 있었지만 발밑에 있던 한 짝의 하이힐이 갑자기 그의 종아리를 비벼댔다. 그는 온예은을 쳐다보았다. 온예은은 해맑은 척 눈을 깜박였는데 그 화장과 어우러져 그를 더 질리게 했다. 유승준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더니 음산한 목소리로 물었다. “뭐 하는 거야?” 온예은은 자신의 유혹이 통했다고 생각하고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승준 씨를 유혹하는 거죠. 저랑 밥 먹으러 나오다니 저한테 반한 거 아니에요? 승준 씨가 항상 절제하고 다른 여자들이랑은 별로 밥도 안 먹는다는 거 알아요. 전 분명히 승준 씨의 마음속에서 아주 특별한 존재일 거예요.” 유승준은 손에 든 포크를 부러뜨릴 뻔했다. 그는 여자의 발을 걷어찼다. 너무 세게 찼는지 온예은의 얼굴색이 순식간에 변하며 이마에는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유승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차가운 눈빛으로 상대방을 바라보았다. 온예은은 다시 한번 해볼 생각이었지만 발목이 너무 아팠다. 그녀는 그 부위가 부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눈가가 붉어지더니 눈물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너무 세게 찼잖아요. 남자라면 여자를 아껴야죠.” 유승준은 한 번도 여자를 이렇게 역겹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는 뒤돌아 가려고 했다. ‘이 저녁 식사는 먹고 싶은 사람이 먹으라지.’ 그는 정말 진저리가 났다. 온예은은 그가 가는 것을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