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87화

이진아는 옷 갈아입고 나오자마자 곧바로 차를 몰고 나갔다. 처음에는 아무런 이상을 눈치채지 못했지만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는다는 걸 느낀 순간 차 속도는 이미 시속 110KM에 도달해 있었다. 레이싱 속도는 아니었지만 일반 도로에서는 충분히 위험할 정도였고 무언가에 부딪히기라도 하면 죽지는 않아도 크게 다칠 게 분명했다. 이진아는 이번 사고가 주지훈 쪽에서 문제가 생긴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주지훈은 원래부터 꼼꼼한 사람이었으니 차를 가져오기 전에 분명 하나하나 점검했을 것이었다. 그랬기에 문제는 저택 안에서 생긴 것이다. 저택 안에 있는 사람들 중 자신을 해치려는 사람은 딱 한 명이었다. 바로 현다인. 이진아는 핸들을 꽉 움켜쥔 채 표정은 굳어 있었지만 그다지 당황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 이런 때일수록 당황하고 허둥지둥하면 문제가 더 커질 뿐이었다. 그녀는 차를 옆의 직선 도로로 틀어놓고 서서히 속도를 줄여보려고 했다. 그러나 속도가 조금씩 줄어들려는 순간 뒤쪽에서 몇 대의 차량이 빠른 속도로 들이받아 왔고 이진아는 어쩔 수 없이 다시 속도를 끌어올렸다. 아마도 현다인이 정보를 흘린 게 분명했다. 아무래도 현다인은 그녀를 진심으로 죽여버리고 싶은 것 같았다. 이진아의 손바닥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출발 전에 이 근처 도로를 미리 찾아본 적 있었지만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았다. 다만 이 근처에 강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고 속도를 조금 줄이자 멀리서 물결이 반짝이는 게 보여 지도에서 본 강에 다다랐음을 알았다. 그녀는 핸들을 확 꺾어 옆 차가 사라진 틈을 타 곧장 강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차는 계속 앞으로 달려갔고 그림자에 가려져 그녀가 강으로 뛰어내린 사실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뒤따르던 차량들은 그대로 그 차를 추격해 달려갔다. 이진아는 재빨리 강가로 기어올라 반대 방향으로 달려갔다. 그녀는 큰길 대신 좁은 골목으로 몸을 숨겼다. 그래야 놈들이 자신을 찾지 훨씬 힘들어질 테니까. 그 차는 그대로 멀리 있는 벽에 들이박혔고 추격자들이 내려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