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8화

다음 날 아침 6시 강현우의 차가 이진아의 옆을 지나갔다. 밤새도록 서 있어서 머리가 다 어지러웠지만 강현우를 본 순간 두 눈이 빛났다. “대표님...” 하지만 차는 그녀 앞에서 멈추지 않고 그대로 가버렸다. 이진아는 어쩔 수 없이 발걸음을 멈추고 계속 서서 기다렸다. 그렇게 또 오후까지 서 있었다. 이미 겨울에 접어든 회암시의 날씨는 간밤부터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그녀는 온몸이 얼어붙었고 발도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 지금은 눈까지 내리기 시작했다. 추위에 떤 탓에 코를 훌쩍거렸다. 하지만 강현우의 화가 풀리기 전에는 감히 떠날 수 없었다. 이진아가 브라운 베이 밖에 서 있다는 소식을 어디서 들었는지 강서준이 재빨리 차를 몰고 왔다. 그녀를 보자마자 매우 불쾌한 말투로 말했다. “이진아, 지금 뭐 하는 거야? 왜 삼촌네 집 앞에 서 있어?” 강서준은 지난번 현예찬을 만난 후로 이진아가 자신을 좋아하는 줄 알았지만 그동안 그녀가 먼저 연락하지 않아 또 확신이 없어졌다. 하여 매일 친구들에게 하소연하곤 했다. 전에 그들은 이진아를 무시했고 개처럼 쫓아다니는 여자라면서 한껏 비웃으면서 강서준을 놀리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강서준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술만 마시면 이진아의 이름을 불렀고 헛소리하기도 했다. “진아가 왜 갑자기 날 사랑하지 않는 걸까? 사람 마음이 어떻게 갑자기 변할 수 있어? 예전에 사랑한 적이 없었던 거 아니야?” “혹시 현예찬 그 바보가 대체품이 아니고 내가 대체품이었던 거야? 아니면 우리 모두가 대체품이었어?” “말도 안 돼. 난 강서준이라고. 얼굴도 잘생겼고 돈도 많은데 이진아가 눈이 삐지 않고서야 날 대체품으로 생각할 리가 없어.” 강서준은 룸의 테이블에 엎드려 계속 웅얼거렸다. 늘 그를 치켜세웠던 친구들은 그가 이진아를 욕하는 걸 듣고는 함께 욕하기 시작했다. “그런 여자가 뭐가 좋다고 그렇게 신경 써? 회암에 이진아보다 나은 여자가 수두룩한데. 마음에 안 들면 그냥 바꿔버려.” 그렇게 말할 때마다 강서준이 갑자기 고개를 들고 이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