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2화

이진아는 이씨 가문 회사의 문제를 해결하고, 폭파된 공장에 약을 찾으러 가기 위해 다시 비행기 표를 예매하려 했다. 하지만 탑승하려 할 때 서하늘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녀는 서하늘이라는 사람에 대해 늘 미묘한 감정이 있었다. 뭐라고 설명하기 힘든 느낌이었는데 특히 시간이 흐를수록 그 미묘함은 더욱 짙어졌다. 서하늘이 물어왔다. “현우를 만났어요?” 그녀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눈빛이 조금 멍해졌다. “아니요. 서하늘 씨는 만났어요?” “만나지 못했어요. 하지만 우연히 윗선에서 소식을 들었는데 지금 부상이 너무 심해서 이틀 동안이나 응급 처치를 받고 있다고...” 그는 말을 하다 멈추고 손에 든 자료를 덮었다. 이진아는 핸드폰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설마 그날의 화재가 현우 씨에게까지 영향을 미친 건가?’ 원래도 중상을 입었는데 그날 밤의 짙은 연기까지 마셨으니 살아남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목이 무언가에 짓눌린 듯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 세상에 강현우가 없다면 얼마나 삭막할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서하늘은 다시 말했다. “현우의 마지막 모습을 보고 싶은지는 이진아 씨에게 달렸어요. 강 회장님은 분명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 현우는 사방에 적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지금까지 버틴 것도 대단해요.” “현우 씨는 어디에 있나요?” “엊그제 막 솔라리스 강씨 가문으로 출발했어요. 하지만 강씨 가문에는 호시탐탐 현우의 자리를 노리는 원로들이 몇 명 있는 것 같아요. 현우에 대한 태도도 미묘하고요. 이진아 씨가 가서 현우를 데리고 돌아오는 게 좋을 거예요.” 이진아는 침을 삼키며 눈가가 순식간에 붉어졌다. 그는 혼수상태에 빠진 후에 솔라리스로 끌려간 게 분명했다. 그녀는 전화를 끊고 주지훈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주지훈은 전화를 받았다. “사모님.” 다시 그 호칭을 듣자 이진아는 가슴이 아팠다. “현우 씨는 어때요?” 회암시에는 소강현우에 대한 소문이 너무 심했다. 솔라리스 강씨 가문은 그가 가주 자리에 오르기를 바랐지만 지금 이런 일이 벌어졌으니 예전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