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4화

무릎 꿇고 있는 사람들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어찌할 바를 몰랐다. “대표님, 보시다시피...” 소건우는 손에 든 찻잔을 내려놓으며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너희는 일단 물러가. 단기간 내에는 다시 움직이지 마. 그렇지 않으면 더 많은 사상자가 발생할 뿐이야.” 그들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곧 그곳을 떠났다. 소건우는 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옆에 있는 소찬우에게 물었다. “넌 어떻게 생각해?” 소찬우는 자신에게 물으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한 듯 입꼬리를 실룩이며 말했다. “이건 명백히 이진아가 계획한 걸 거야. 그 여자 꽤 능력이 있는 것 같던데.” 소건우는 손을 들어 미간을 짚었다. 소씨 가문과 강씨 가문에는 사실 그렇게 큰 원한이 없었다. 모든 복잡한 관계는 이전 세대에서 남겨진 것이고, 젊은 세대들은 거의 접점이 없었다. 따라서 그들은 굳이 강씨 가문과 적이 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강씨 가문에는 강현우가 있었고, 강현우의 곁에는 이진아가 있었다. 그는 이진아가 살아있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그는 찻잔을 꽉 움켜쥐었다. “나는 단순히 이진아만 상대하려는 것이 아니야. 강현우도 상대해야 해. 강현우가 죽으면 이진아 또한 혼자 살지 못할 테니까. 또한 사람을 시켜 강씨 가문 어르신을 찾아보도록 해. 그 사람이 과연 무엇을 쥐고 있는지 알아야겠어.” 소찬우는 아무 말 없이 눈을 내리깔았다. 한참이 지나서야 소건우는 그에게 경고하듯 말했다. “넌 집에 잘만 있어. 다시는 사적인 만남으로 이진아를 만나러 가면 안 돼. 네가 그 여자를 수년 동안 찾아왔다는 것은 알지만 소씨 가문과 연인 간의 감정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지 잘 구분해야 할 거야.” 소찬우가 여전히 말이 없자 소건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들었어?” “응.” 소찬우는 바닥을 바라보았다. ‘형이 어찌 이해할 수 있겠어.’ 그는 이진아를 수년간 찾아다녔고 한밤중에 꿈에서 깨어나도 그녀의 환영이 보였다. 비록 상대방의 얼굴을 보지 않고 첫눈에 반한다는 것이 터무니없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자신은 솔라리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