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29화
안왕비는 정원에서 손님들의 점심상을 마련한 후 방에 들어서자마자 분노에 찬 안왕의 소리를 들었다.
안왕비는 하인을 물리고, 가림막을 들어 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천천히 방으로 들어가, 안왕의 곁에 앉아서 나지막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안왕은 비록 화가 치밀어 올랐으나, 그래도 화를 부인에게 풀 엄두는 나지 않았다. 특히 안왕비의 한숨까지 들으니, 더욱 그러하였다.
얼마 전 셋째가 변을 당한 후, 안왕비는 더욱 생각이 많아졌다. 그리고 늘 그의 곁에서 그를 보살피며 쉴 틈 없이 바삐 움직였다. 그녀는 미소도 줄었고, 매끈하던 눈가에 어느샌가 자잘한 주름이 생겨, 더욱 초췌해 보였다.
안왕은 안왕비의 말을 듣지 않아도 벌써 마음이 약해지는 것 같았다. 그는 사랑하는 부인의 손을 잡고 물었다.
"정녕 안지를 시집보내려고 하는가?"
안왕비가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어두웠고, 심지어 무기력함도 섞여 있었다.
"저는 그저 부모인 우리가 언제까지 아이 곁을 지킬 수 있을까 걱정이 됩니다."
"어찌 그런 걱정을 하는가? 자식은 다 각자 팔자가 있고, 복이 있는 법이오. 우리도 젊을 적엔 그렇지 않았소?"
안왕은 부인의 갑작스러운 고민에 마음이 무거워져 자신도 모르게 서글퍼졌다.
비록 겉으로는 고집스레 부인을 위로해 주었지만, 마음속으로는 훗날 백발이 되어 걷지도 못하는 상황을 상상하였다. 심지어 세월이 흘러서 사랑하는 딸 안지가 홀로 세상에 남을 상상을 하니, 걱정이 더욱 커졌다.
"그래요, 자식은 자식만의 복이 있는 법이지요."
왕비는 다시 한번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안왕은 불길한 예감을 느끼고 고개를 번쩍 들었다. 역시, 왕비가 갑작스레 그의 손을 맞잡고는 단호한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그러니, 이 일은 아이가 스스로 결정하게 하시지요. 예?"
왕비의 말은 언제나 안왕의 마음을 흔들었다. 그러나 딸의 일이니, 이번만큼은 쉽게 물러날 수 없었다.
"하지만, 안지는 아직 어리오. 어린 아이가 어찌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을 분간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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