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16화

원용의는 원 언니의 설득력이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분명 이 노부인의 모습을 바꾸어, 새사람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그녀는 인파 속으로 파고들어 마치 독수리가 병아리를 잡듯 노부인의 옷깃을 움켜쥐고 안으로 끌고 갔다. “우리 언니께서 인생의 도리를 알려주려 하니, 이리 오시지요.” 한창 울며 하소연하던 노부인은, 갑자기 허공에 들리듯 잡혀가 깜짝 놀라 얼굴이 창백해졌다. “아이고, 사람 죽이네. 사람 죽여... 너희는 뭐 하는 것이냐? 빨리 와서 날 구하지 않고!” 돌발 상황에,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순간 얼어붙었다. 노부인의 딸은 동네 사람들에게 서 선생의 일을 설명하느라 정신이 팔린 상태였었다. 그리고 친정어머니가 어떤 여인에게 끌려 집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에 그녀는 멈칫하다 조카들을 데리고 뒤따라갔다. 그래서 그 뒤로 한 여인이 천천히 따라 들어오는 것은 미처 보지도 못했다. 원경릉은 들어가자마자 본청 의자에 앉았다. 그 의자는 평소 노부인이 앉아, 온갖 지시를 내리던 자리였다. 원용의는 의자를 하나 끌어다 노부인을 눌러 앉혔다. 그녀가 버둥대자, 원용의는 노부인의 어깨를 누르며, 고개를 옆으로 돌려 큰아들에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집에 밧줄이 있느냐?” 큰아들은 순간 멈칫하다가 무의식적으로 시선을 벽 모퉁이로 돌렸다. 그곳에는 밧줄 한 뭉치가 놓여 있었다. 원용의는 노부인을 끌고 가 밧줄을 집어 들더니, 능숙하게 노부인을 의자에 묶어 고정했다. 그 동작이 너무 능숙하고 강압적이라, 녹가 형제들은 막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리고 이제야 할머니를 집 안으로 끌어들여, 사람들 앞에 욕을 하지 못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노부인은 정신을 차리고 원용의와 원경릉을 한번 훑어보았다. 정체를 가늠할 수는 없었으나, 기품 있는 인상에, 분노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 “너희는 누구냐? 이렇게 날 묶어두다니, 이게 죄가 되는 줄 알고 있느냐? 나는 도찰원 진 의원 댁의 살림을 맡는 마마다. 부인께서 나를 무척 아끼시고,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