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30화

첫 번째 학당이 한창 세워지고 있을 무렵, 안풍 친왕 부부도 돌아왔다. 왕비는 도성에 돌아오자 곧장 궁에 들어와 원경릉과 이야기를 나누며 여학 설립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안풍 친왕 역시 어서방에 가서 황제를 칭찬하고, 작은 부탁을 전했다. 안풍친왕 부부는 며칠 뒤 다시 일 때문에 외출해야 했기에, 고양이 한 마리를 궁에 맡기려 했다. 우문호가 호기심을 품고 물었다. “고양이요? 숙왕부에서 키우면 안 됩니까?” “안 된다. 애완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아니니, 아껴주지 못할 것이다.” 우문호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렇게 큰 궁이, 고양이 한 마리를 품지 못할까? 어쩌다 백조부께서 부탁까지 하니, 그는 흔쾌히 승낙했다. “알겠습니다. 사람을 보내 궁으로 들여보내시지요.” 안풍 친왕은 덧붙였다. “황후가 그 고양이를 꼭 치료해 줘야 한다.” “원 선생이 동물을 다루는 의원도 아니고... 알겠습니다. 고양이가 뭐 그리 심각하게 아프겠습니까?” 우문호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래. 황제가 말을 꺼냈으니, 완쾌할 때까지 치료하거라.” 안풍 친왕이 다급하게 답했다. 우문호는 웃음을 터뜨렸다. 고작 병든 고양이 아닌가? 백조부의 심각한 모습에, 그는 못 고치면 고양이를 백 마리라도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해가 저물 무렵, 수레에 실려 들어온 ‘고양이’를 본 순간 모두가 경악했다. 수레바퀴가 기울 정도의 체구, 숙왕부의 어르신들이 앞뒤로 겨우 ‘고양이’를 싣고 궁으로 왔다. 우문호는 오늘 원 선생에게 안풍친왕이 고양이를 데리고 올 것이라 전했었다. 그래서 원경릉은 이미 고양이가 지낼 공간을 마련해주었고, 고양이에게 먹일 고기까지 삶으라 명했다. 하지만 고양이를 본 원경릉은 깜짝 놀랐다. 이 고양이... 삶은 고기는 간식거리도 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고양이가 아닌, 예전부터 안풍 친왕이 타던 금호였다. 매화장에서 만났던 위풍당당하던 금호는 쓰러진 채 수레에 누워 있었다. 호랑이의 몸은 시커멓게 그을린 채, 마치 불길에 휩싸였던 듯했다. 우문호는 바로 금호를 알아보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