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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1화

황이진은 속절없이 한숨을 내쉬고 주방에 들어갔다. “배고프면 나 불러.” “아침 해주고 싶어서...” “...” 그녀는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누군가에게 관심 받는 기분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런 송유리를 누가 감히 거부할까? 그래도 송유리를 주방에 들이는 건 아찔한 일이었다. “내가 할게. 나가서 기다려.” “아니면 옆에서 지켜볼게요. 보고 배울 수 있잖아요.” 황이진은 여전히 걱정됐지만 마지못해 허락했다. “그럼 그냥 보고만 있어. 절대 손대지 마.” “네.” 송유리는 마치 학구열이 넘치는 학생처럼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대답했다. 황이진은 요리할 때마다 여유가 넘치는 모습이다. 그 탓에 송유리도 요리가 별반 힘들 것 없다고 여겼는데 정작 손을 대고 보니 모든 게 번거롭고 복잡했다. 가스레인지에 불을 붙인 순간 그녀도 신경이 곤두섰다. 잠시 후 감칠맛 나는 계란 볶음밥이 완성됐다. 송유리는 감탄을 연발했다. “언니 진짜 대박이에요! 계란 볶음밥이 이렇게 맛있을 일이에요?” 황이진이 웃으며 그녀를 힐긋 바라봤다. “네가 계란 잘 풀고 햄도 잘 썰어서 그런 거지.” 송유리가 혀를 날름거렸다. 강제 칭찬임에도 기분이 좋은 건 어쩔 수가 없었다. 그녀는 선뜻 황이진에게 한 그릇 퍼줬다. “언니 먼저 먹어봐요. 이따가 남은 거 내가 다 먹고 설거지도 나한테 맡겨요.” “난 급할 거 없어.” 황이진이 그릇을 건네받고 식탁으로 걸어갔다. “오늘 휴가야. 출근 안 해.” “그럼 월급 깎이는 거 아니에요?” “어차피 얼마 되지도 않는 거 깎으라고 해.” 송유리는 그녀 앞에 마주 앉았다. “오늘 쉬는 날이면 밥 먹고 푹 자요. 자고 깨나서 우리 같이 외식하고 쇼핑, 콜?” 황이진이 기분이 꿀꿀해 보이니 바람 쐬러 데리고 나가야 할 듯싶었다. “이제 머리 안 어지러워?” 그녀가 넌지시 물었다. 어젯밤엔 그렇게 어지럽다고 외쳐대더니... 송유리는 머쓱한 듯 웃다가 겨우 변명을 해댔다. “어젠 좀 힘들었는데 푹 잤더니 괜찮아졌어요. 별일 없을 거예요.” “그래도...” “아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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