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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9화

“할 말이 있으면 하세요. 이렇게 붙잡지 말고요.” 고이석의 얼굴은 다소 자줏빛으로 변했지만, 도범의 말이 거칠더라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애원했다. “제발, 제 목숨을 살려주세요. 여러분이 무사히 빠져나가게 해드릴 게요. 그리고 저희들을 놓아주신다면 저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거예요!” 도범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지금으로선 다른 방법이 없었다. 이 두 사람을 감시하면서 만시종의 다른 제자들에게 연락하지 못하게 막아야 했다. 그러면 큰 리스크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고이석이 방금 한 말을 듣고, 도범은 무언가 다른 의미를 감지했다. 이윽고 도범은 몸을 돌려 차가운 눈빛으로 고이석을 응시하며 물었다. “이 함정진을 설치한 지 며칠이나 됐습니까?” 아까 도범은 속으로 계산했다. 만수산에 들어온 지 벌써 열흘 이상이 흘렀다. 그런데 들어올 때는 아무런 저항도 느끼지 못했으니, 그때는 함정진이 설치되지 않았던 것이다. 고이석은 잠시 고민하다가 대답했다. “아마도 아홉 일이나 열흘쯤 됐을 거예요.” 그 말을 듣고 나서, 도범은 다시 물었다. “그 기간 동안 천수종의 강자가 공격한 적이 있습니까?” 고이석은 고개를 흔들며 솔직하게 대답했다. “없어요, 적어도 제가 알기론 천수종의 강자가 진을 뚫으러 온 적은 없어요. 우리가 설치한 함정진은 그 누구의 공격도 받지 않았으니까요. 다만 몇몇은 우리 눈을 피해 함정진 안에서 진을 공격한 무사들이 있었긴 했죠.” 이 말을 듣고 도범은 더욱 놀랐다. 함정진이 설치된 이후로, 적어도 9일은 지났을 텐데, 천수종이 이러한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게 말이 되는가? 그 기간 동안 단 한 명의 제자도 종문으로 돌아오지 않았다면,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분명 문제가 있다고 느꼈을 텐데, 왜 이렇게 오랫동안 공격을 하지 않았을까? 만약 도범이가 천수종의 고위층이라면, 이상한 점을 발견하자마자 바로 조사하고 공격을 지시했을 것이다, 함정진에 갇힌 제자들을 구하고 만시종의 계획을 방해하기 위해서. 하지만 이렇게 오랜 시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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