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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6화

진수혁이 작게 고개를 끄덕이자, 두 경호원은 운전사를 다시 끌어다가 그의 앞에 내팽개쳤다. “내가 누군지 알면서 차 안에 누가 타는지도 몰랐다는 거야?” 진수혁은 몸을 일으켜 손가락을 깍지 낀 채 앉았다. 은빛 시계 때문에 손목과 피부가 더 하얘 보였다. 트럭 운전사의 얼굴이 순식간에 새하얘졌다. 끝장이다. “솔직히 말할 기회는 단 한 번이야.” 진수혁의 목소리는 아주 차가웠다. “이 기회가 지나면 저 둘한테 넘길 거고, 이후에는 저들이 널 다루게 될 거야.” 전달된 말뜻에 운전사는 얼음장 속에 빠진 듯 온몸이 굳었다. ‘저 둘한테 넘긴다니... 그건 칼에 난도질당한다는 뜻인가? 그럼 내 몸이 멀쩡할 리 없잖아!’ “이건 불법입니다.” 그는 마지막 양심을 호소하려 했다. “남은 자백 시간은 3분.” 진수혁은 시곗바늘 위에 손끝을 올린 채 무심히 일러줬다. 그 무표정이 오히려 더 공포였다. 버티다 못한 운전사는 결국 다 쏟아냈다. “방금 말한 게 전부 사실이에요! 서승준이 그 차를 따라가라고 했고, 조수석에 앉은 사람을 치라고까지 지시했어요!” 진수혁의 눈빛이 서늘하게 가라앉았다. “그런 짓도 덥석 수락한 거야?” 임세혁이 어이없다는 듯 물었다. “자기는 빽이 있다고 했어요. 그래서 아무 문제 없을 거라고... 게다가 그 조수석에 있는 사람이 자기 딸이라며 책임도 안 묻겠다 했어요.” 운전사는 순순히 고개를 숙였다. 임세혁은 반사적으로 진수혁을 바라봤다. ‘제대로 화나셨는데? 여기 에어컨이 필요 없겠어.’ “사람이랑 녹화 영상 전부 경찰에 넘겨. 가서 그대로 말해야 할 거야. 장난칠 생각은 하지 말고.” 진수혁이 운전사에게 단단히 일러두고는 임봉수와 임세혁을 힐끗 봤다. “저 둘 성격 안 좋아. 언제 밥 사 준다며 부를지 몰라.” “이건 명백히 불법이잖아요!” 운전사가 소리쳤다. “응?” 임세혁은 멍하니 눈을 껌뻑였다. “불법? 뭐가?” “사적인 폭력 행사잖아요!” 임봉수가 고개를 갸웃했다. “언제?” 운전사는 필사적으로 침착해지려 했다. “진수혁 씨, 당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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