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화
“잠깐만요! 거기까지!”
문도준이 두 손을 들며 항복 선언하듯 말했다.
“여기서는 그냥 저희 팀 막내일 뿐입니다.”
잠시 뜸을 들이던 그는 한 층 낮아진 목소리로 물었다.
“그리고 저 아까 말실수한 거 맞죠?”
서나연이 그 말에 발걸음을 뚝 멈췄다.
“유재민이 납치됐던 일, 알고 계셨어요?”
문도준이 침을 꿀꺽 삼켰다.
마치 말하기 전에 마지막 결심을 다지는 사람처럼.
“네. 여기 오기 전에 들었어요. 서울 최연소 천재 연구원이었는데 스스로 북서 지역으로 내려왔다고 하더라고요. 솔직히 이해가 안 됐죠. 그래서 조금 찾아봤어요.”
그는 숨을 고르고 계속 말했다.
“그러다가 그날, 모래바람 속에서 샘플 채취하는 거 봤어요. 태풍 경보 뜨고 시야도 흐릿한데 끝까지 채집한 걸 지키더라고요.”
서나연의 손에는 어느덧 거친 굳은살이 많이 생겼다.
그건 야외 작업의 흔적이었다.
그러다 문득, 이곳에 온 한 달 동안 가장 힘들어지는 시점마다 평소엔 안 보이던 문도준이 어디선가 나타났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물 떠다 줬을 때도, 장비를 들어줬을 때도, 늘 마침 지나가던 길이었다.
서나연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지금 문도준의 눈은 마치 달빛을 담은 듯 빛나고 있었다.
그때 서나연이 아주 천천히 입을 열었다.
“여기 와서 한 달 동안 지냈지만 도준 씨가 처음이었어요. 제가 아깝다고 말하지 않은 사람이.”
서울에서 여기까지 내려온 걸 아는 사람들이 늘 하던 말.
“그동안 쌓은 경력이 아까워요!”
“실력 낭비잖아요”
“스스로 자기 앞길을 막는 선택이네요.”
문도준은 그 말에 기다렸다는 듯 대답했다.
“아깝긴 뭐가 아까워요? 이 황량한 곳에서 뿌리 내리는 사람이 진짜 강한 사람이죠. 실내에서 보호받는 꽃이 아무리 화려해도 사막에서 사막 바람 견디며 자라는 것보다 못해요. 저는 그런 꽃을 진짜 좋아해요! 바람도 버티고, 마른 땅도 견디며 결국 열매를 맺잖아요.”
그러다 바로 자기가 뱉은 말을 자각한 듯 귀까지 빨갛게 물들었다.
하지만 이번엔 피하지 않고 오히려 어깨를 펴고 진지하게 말했

Naka-lock na chapters
I-download ang Webfic app upang ma-unlock ang mas naka-e-excite na content
I-on ang camera ng cellphone upang direktang mag-scan, o kopyahin ang link at buksan ito sa iyong mobile browser
I-click upang ma-copy ang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