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분쟁 사건은 준연 캐피탈의 강력하면서도 날카로운 진행과 정상 로펌의 든든한 법률적 지원 덕분에 해당 국제 소송은 예상했던 이상으로 압도적 승리를 거두었다.
승리를 축하하는 연회장에는 화려한 드레스와 교차하는 축배로 넘쳐났다.
민도준은 가장 큰 공로자로서 많은 이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그는 그 속에서 여유 있게 응대하며 우아한 매너와 탁월한 말재주로 현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었다.
다만 그 미소는 눈가에 조금도 스치지 않은 채 그의 시선은 자꾸만 구석진 자리에서 조용히 앉아 있는 그녀의 모습을 스치듯 스쳐 지나갔다.
진나연은 잔을 들고 동료와 조용히 대화를 나누며 가끔 정중히 미소를 지을 뿐 항상 그와 적당한 거리를 두었다.
연회가 거의 끝나갈 때쯤 민도준은 마침내 사람들에게서 벗어나 샴페인 한 잔을 들고 그녀 앞으로 걸어왔다.
“진 변호사님, 이번 협력 정말 즐거웠어요.”
그의 목소리는 흔들림 없이 차분했다.
“민 대표님의 탁월한 지휘 덕분이에요. 저희는 그냥 할 일을 했을 뿐이에요.”
진나연은 잔을 들어 약간의 인사처럼 내밀며 어색할 정도로 격식을 차린 어조로 말했다.
민도준의 손가락에 살짝 힘이 들어오자 잔 표면에 맺혀 있던 이슬방울이 스르르 흘러내렸다.
그는 짧은 침묵 끝에 무언가 결심한 것처럼 낮고 메마른 어조로 말을 이었다.
“프로젝트가 끝났네요...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저와 함께 간단히 식사라도 하시겠어요? 앞으로 함께 할 사업 아이디어를... 따로 얘기해 보고 싶어서요.”
그는 어색하기 그지없지만 거절하기 어려운 변명을 꺼냈다.
진나연은 눈을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그 시선은 고요하면서도 그의 모든 가식을 꿰뚫어 보듯 했다.
그녀는 몇 초 동안 생각에 잠겼다. 어쩌면 그녀의 직업적 습관 때문인지 아니면 이 일에 완전히 마침표를 찍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는지 결국 그녀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레스토랑은 민도준이 정성껏 고른 곳이었다. 아늑하고 고급스러우며 바닷가에 자리 잡고 있어 창밖으로는 달빛에 반짝이는 바다가 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