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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장

어렸을 때부터 혼자 살았던 온채원은 아프다 말해도 들었줄 사람이 없었기에 점점 이런 느낌에 무뎌졌고 모든 고통을 홀로 삼켰다. 그런데 박태성은 참을 필요가 없다고 말해줬다. 온채원은 고개를 숙인 채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아파요.” 온채원과 매우 가까이 붙어 있던 박태성은 소독약 냄새와 섞인 그녀의 향기를 맡게 되었다. 정말 신기하게 이번에도 졸음이 밀려왔다. ‘도대체 뭐지?’ ‘정말 이 향기 때문일까?’ 오늘은 기필코 온채원을 데려가야겠다는 결심을 내린 박태성이다. 이번 일을 겪고 나니 박태성을 대하는 온채원의 태도가 확실히 미묘하게 변했다. 하지만 박태성은 여전히 진전이 느리다고 생각했고 인내심이 바닥나기 직전이었다. 온채원의 상처를 치료한 뒤 박태성은 자연스레 말을 이었다. “저녁에 할아버지가 식사하러 오신대. 그러니까 별장으로 와.” 박민철의 얘기가 나오자 눈빛마저 부드러워진 온채원은 고민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장 봐서 갈게요.” 두 사람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오아시스 빌리지에 도착했다. 온채원이 차에서 내리자 박태성은 이때다 싶어 핸드폰을 꺼냈다. “할아버지, 저녁에 식사하러 오세요.” 핸드폰 너머의 박민철은 몹시 당황했다. ‘이 자식이 갑자기 왜 이러지?’ ‘나한테 같이 밥 먹자고 한 거야?’ ‘평소에는 쫓아내지 못해 안달이더만... 이상하네.’ 한참을 기다려도 반응이 없자 박태성은 눈살을 찌푸리며 짜증 냈다. “안 오실 거예요?” “갈게.” ... 온채원은 곧바로 재래시장으로 향했다. 오현수가 병원에서 오가경을 돌보고 있으니 엉망진창이 된 가게를 조금이나마 정리하고 싶었다. 바닥에 널브러져 있던 생선은 주변 상인들의 도움으로 이미 산소탱크에 넣어졌다. 테이블 하나, 장비 한 세트, 생선 몇 마리가 죽은 게 전부라 손실이 크지는 않았지만 이런 파렴치한 일을 저지른 일당이 너무나도 원망스러웠다. 온채원은 재빨리 가게를 치운 후 평소처럼 생선을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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