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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심하윤!” 인파 속에서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던 심유준이 그녀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그 익숙한 음성에 심하윤은 고개를 돌렸다. 시선이 심유준과 그 곁의 도강우를 포착하는 순간, 그녀의 표정이 단숨에 굳었다. 심하윤은 아무 말 없이 옆에 서 있던 비서, 우여진을 바라보았다. 우여진은 당황한 얼굴로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대표님, 저 두 분... 초대 명단에 없습니다.” 그 말에 심하윤은 바로 상황을 파악했다. 그들이 자신을 보러 온 것이 아니라 협업 건 때문이라는 걸. 그렇다고 해서 그들을 상대할 생각은 없었다. 그녀는 근처 인사들과 몇 마디 인사를 나눈 뒤 휴게실로 가서 발표 원고를 준비하려 했다. 그러나 그녀가 아직 발걸음을 떼기도 전에 심유준이 먼저 앞을 막아섰다. “하윤아.” 뒤따라 도강우도 그녀 앞으로 다가왔다. 그의 시선은 그녀에게 고정되어 있었고 그 눈빛에는 자신도 인지하지 못한 반가움이 번지고 있었다. “돌아왔구나.” 심하윤은 입꼬리를 비틀며 냉소적으로 웃었다. “이걸 어쩌나? 죽지 않고 살아 돌아와서 좀 실망했겠네, 도강우 대표님.” “그런 뜻 아니야.” 익숙하면서도 전혀 낯선 그녀의 태도에 도강우는 순간 말을 잃었다. 예전의 심하윤이라면 온 마음으로 자신만 바라보던 여자였다. 그녀가 이런 말투를 쓰는 일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럼에도 그는 괜히 차갑게 대할 수가 없었다. 무의식적으로 그녀에게 잘 보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하윤은 그에게 더는 말을 섞을 필요도 없다는 듯 고개를 돌려 그를 지나치려 했다. 그러자 도강우가 무심결에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 손끝에 힘이 들어갔다. “잠깐 얘기할 수 있을까?” “이거 놔.” 심하윤은 단호하게 내뱉었다. 그녀가 고개를 들자 그 눈동자엔 확연한 혐오가 서려 있었다. 그 시선을 본 심유준은 망설임 없이 도강우를 밀어내고 그녀 앞을 막아섰다. 그리고는 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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