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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왜요? 내가 비밀을 전부 까밝히기라도 할까 봐 무서워요?” 당장 여채아의 뺨이라도 날리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며 원수정은 한때 올케였던 여자를 노려보았다. ‘비밀? 무슨 비밀? 지금 날 협박하는 거야?” “수정 씨. 나도 그러고 싶지 않아요. 해야 할 말, 하지 말아야 할 말 정도는 나도 알고있으니까. 그러니까…… 아무 말도 하지 않을 테니까 내쫓지만 말아줘요.” 여채아가 한껏 누그러진 목소리로 애원했다. “안 돼! 당장 유희한테서 떠나!” “하…… 그럼 어쩔 수 없죠. 더 이상 대화는 의미 없을 것 같네요.” 여채아가 단호하게 돌아서고 혼자 남겨진 원수정은 부들부들 떨다 옆에 있는 쓰레기통을 퍽 차버렸다. 뚜껑이 덜렁거리며 역겨운 쓰레기 냄새가 원수정의 코끝을 찔렀다. “우욱…….” 잠시 후, 집으로 돌아온 원수정은 여전히 화가 풀리지 않는지 씩식거리는 모습이었다. ‘도대체 무슨 염치로 다시 돌아온 거야. 뻔뻔하게…… 그 여자가 계속 유희랑 연락하는 걸 두고 볼 수만은 없어!” 원유희는 12시가 넘은 뒤에야 다시 여채아의 집으로 돌아왔고 바로 잠에 들었다. 이른 아침, 커다란 눈을 번쩍 뜬 유담이 바로 눈앞에 있는 엄마를 발견하고 눈을 반짝였다. “엄마…….” 깊은 잠에 빠진 원유희는 유담의 목소리에도 여전히 묵묵부답이었다. 이어 잠에서 깬 조한과 상우 또한 원유희에게 이불을 잘 덮어준 뒤 엄마 품속으로 파고들었다. 원유희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던 유담이 말했다. “엄마랑 뽀뽀한 지도 오래 돼쪄…….” 말을 마친 유담이 엄마의 얼굴에 쪽 뽀뽀를 하더니 부끄러운 듯 얼굴을 감싸쥐었다. “나도 할래!” “나도 엄마랑 뽀뽀할래!” 이에 조한과 상우 또한 그녀의 얼굴을 향해 돌진했다. “음…….” 숨이 막히는 기분에 부스스 눈을 뜬 원유희는 세 아이의 얼굴을 번갈아 둘러보다 다시 눈을 감았다. “깼어?” “엄마!” 아이들이 다시 우르르 몰려들자 원유희의 입가에도 미소가 피어올랐다. ‘귀엽긴…….’ 이때 뭔가 생각난 듯한 표정의 조한이 침대에서 폴짝 뛰어내리더니 방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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