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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0장 궁지에 몰아넣다

유선영은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왜요?” 나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서 안민혁을 쳐다보았다. 안민혁은 곧 내 의도를 이해하고 말했다. “선영아, 로아만의 디자인 스타일이 있거든. 그래서 쉽게 눈에 띌 수밖에 없어.” “오늘 채영 씨가 의심하더라고. 만약 들통나면 네게도 불리해질 거야.” 그는 여기까지만 말했지만 다들 똑똑한 사람들이었기에 그 의미는 금방 알 수 있었다. 이 분야에서 다른 사람의 디자인을 도용한 게 드러나기만 하면 아무리 수정했다고 해도 비난을 면하기는 어려운 법이었다. 유선영은 그제야 이해한 듯 고개를 숙이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미안해요. 그때는 제가 너무 급해서 프로젝트를 빨리 진행해야 한다고만 생각했어요.” “로아 씨가 절 도와주고 있다는 건 저도 알아요. 앞으로는 더 조심할게요.” 나는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유선영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었다. 나한테 놓고 말해서 제일 중요한 건 내 정체가 드러나지 않는 것이었다. 나는 회사에서 나와 택시를 잡았다. “로아야, 내가 데려다줄게.” 안민혁이 내게 다가와 내 손을 잡으려 했지만 나는 그 손을 살짝 내쳤다. “괜찮아. 아직 할 얘기가 남은 거 아니야? 게다가 호텔도 멀잖아. 나 혼자 돌아갈게.” 나는 두 사람에게 손을 흔들며 택시에 올라탔다. 택시를 타고 뒤를 돌아보니 그들은 팔짱을 낀 채 걷고 있었다. 유선영은 안민혁과 팔짱 끼는 걸 좋아하는 듯했고 안민혁도 이를 거부하지는 않았다. 두 사람이 멀어져 가는 모습을 보며 나는 시선을 돌렸다. ‘괜찮아.’ 나는 내 자신을 위로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호텔에 돌아오자마자 나는 안민혁과 유선영이 같이 찍힌 사진을 보도한 기사를 보게 되었다. 사실, 스턴국에서 안씨 가문과 유씨 가문은 그렇게 눈에 띄는 가문이 아니었다. 하지만 안민혁이 몇 개의 큰 프로젝트를 맡게 된 지금, 다들 그를 주목하고 있었다. 안소연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을 때, 나는 아직 잠에서 덜 깬 상태였다. 비몽사몽인 상태로 나는 급해 보이는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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