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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7장

"정서훈 씨 알지?" 박시준이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추궁했다. "그는 왜 죽은 거지?" 김영아의 얼굴에 웃음기가 가셨다. "그가 죽었어요? 저야 모르죠! 전 계속 집에 있었는걸요..." "당신이 그를 죽이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굳이 나갈 필요도 없잖아." "전 죽이지 않았어요! 그 사람과 전 아무런 감정도, 원한도 없는데 제가 왜 그 사람을 죽이겠어요?" 김영아가 조급한 마음에 손을 뻗어 박시준의 팔을 붙잡았다. "그와 아는 사이이긴 해요. 전에 시험관 아기에 대해 자문하려고 병원에 갔을 때, 마침 그 병원에서 그 사람과 마주친 적이 있어요. 그 사람이 진아연이 이곳을 떠날 수 있게 도와달라고 애원했어요. 전, 지금은 아버지가 화가 많이 나신 상태이니, 화가 좀 가라앉으시면 그때나 도와줄 수 있다고 대답했었죠." "그게 다야?" 박시준이 그녀의 손을 밀어냈다. "네! 저와 그 사람 사이에는 진아연을 제외하고는 다른 연관성도 없는걸요..." 여전히 미심쩍어하는 그의 모습에 김영아가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한 번은... 제가 먼저 그 사람을 집으로 초대한 적이 있어요. 진아연 곁에 남자가 있다는 말을 듣고, 두 사람이 무슨 사이인지 확인하고 싶었거든요." "그가 죽었어. 사망 원인은 독극물이고." 박시준이 말했다. "생각해 봐, 김씨 가문 외에 그 사람을 죽일만한 사람이 또 있겠어? 그는 고작 평범한 의사일 뿐이고, 이곳에는 어떤 연고도 없는 사람이었는데..." "저야 모르죠. 시준 씨, 전 정말 아무것도 몰라요. 전 지난 이틀 동안 몸이 좋지 않아서 집에만 있었다고요." 김영아가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말했다. "아마도 아버지께서 벌이신 일 같아요... 큰오빠가 죽은 뒤로, 아버지는 줄곧 그 일을 마음에 두고 계셨어요... 당신이 분노할까 봐 곧바로 진아연을 죽일 엄두는 나지 않으셨을 테니, 진아연의 주변 사람을 택하신 거겠죠..." 이번 일의 책임을 김형문에게 돌린다면, 박시준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김영아의 말에 박시준의 얼굴은 순식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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