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1장
"아이도 데려갈 생각이야?" 박시준의 자연스러운 질문에
진아연은 그를 보더니 물었다. "그럼 박시준 씨는 어떻게 하실 생각이에요?"
진아연은 도저히 그의 생각을 헤아릴 수 없었다.
"물론 데려가고 싶지." 아이를 안고 다니는 건 쉬운 일이 아니지만,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 그만한 행복이 없었다.
아이들은 달콤한 짐이라는 말이 틀림없었다.
"하지만 오늘은 아이를 데려가고 싶지 않아요. 박시준 씨와 갈 곳이 있어요." 진아연은 그와 상의했다.
"어디 갈 거야? 그래도 아이들한테는 말해야 하지 않을까? 혹시라도 같이 가고 싶다면 어쩌지?" 박시준은 주머니에 손을 넣고 물었다.
"제가 연수하던 대학에 갈 생각이에요. 여기서 기다리세요. 제가 가서 물어볼게요." 그녀는 말을 마치자 바로 아이들 방으로 뛰어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팔을 껴안고 말했다. "돌아올 때 맛있는 거 사달라고 하는데요. 그럼 저희 가요!"
진아연은 직접 운전해 박시준과 함께 연수하던 대학으로 향했다.
그녀가 다니던 대학은 전 세계에서 꽤 유명한 의과 대학이었다.
"임신 말기 때 이곳에서 공부했었어? " 박시준은 그녀와 드넓은 학교에서 산책하며 먼저 입을 열었다.
가끔 학생들이 자전거 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구정은 A국의 공휴일이어서 B국의 학생들은 늘 그렇듯 학교에 다녔다.
"정확히 말하자면 제가 아이를 낳고 대학원을 다녔죠." 진아연은 말하면서 그의 손을 꽉 잡았다. "솔직히 저희한테 아쉬움이 너무 많다고 생각해요. 박시준 씨, 저는 전처럼 지내고 싶지 않아요. 당신의 문제든 제 문제든, 매번 싸우고 다툴 때마다 살이 찢겨나가는 듯 괴로워요."
박시준은 그의 말을 듣더니 목구멍에 가시가 걸린 듯 쉰 목소리로 힘겹게 말을 이었다. "나도 마찬가지야."
"어렸을 때 늘 감정에 휘둘러 모든 일에 주관적인 판단을 했어요." 진아연은 추억을 떠올리며 괴로워했다. "이곳에서 공부하는 동안, 박시준 씨를 떠올릴 때마다 미운 감정뿐이었어요. 우리 이제 모든 원한을 내려놓고 다시 시작하자는 마음에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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