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79화 사면초가

경찰은 그 말에 혹시라도 중요한 증거물이 누락됐을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얼른 휴대전화에서 현장 사진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원아가 쓰러진 곳에서는 장을 본 봉투 사진이 없었다. 마침내 그는 식탁 위에 놓인 봉투 사진을 찾아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이것 말인가요?” “네, 그런데 왜 이게 식탁 위에 있지요?” 범인이 그 곳에 옮겨 놓았다고 생각하게 하기 위한 의도적인 질문이었다. “저희가 다시 조사하겠습니다.” 그는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 ‘만약에 염 교수님이 말한 것처럼 범인이 그것을 옮겨 놓은 것이 라면 우리가 증거를 인멸한 게 되잖아?’ ‘하지만 식재료들이 상해서 좋은 마음으로 처리해 준 것뿐인데…….’ 원아는 그의 얼굴 표정을 보고 자신이 파 놓은 함정에 걸려들었다는 것을 알아챘다. 하지만 지금은 단지 경찰만 넘어왔을 뿐 문소남도 속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원아는 경찰의 도움으로 자신을 향한 의심의 화살을 돌릴 수 있기를 바랐다. “주방에 가 봐도 될까요? 유통기한이 지난 우유를 버려야 하거든요.” 원아가 말했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냉장고에 있는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모두 꺼내 쓰레기봉투에 담았다. 그리고 왼손에는 짐가방을 그리고 오른손에는 쓰레기봉투를 들고 집을 나섰다. 경찰이 그녀의 짐가방을 들어주며 말했다. “제가 도와드릴게요.” “감사합니다.” 원아는 도움을 사양하지 않았다. 짐가방에는 그녀의 옷 외에 노트북 두 대가 들어있었다. 한 대는 평소에 일을 처리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었고, 다른 한 대는 비밀리에 일을 처리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었다. 경찰이 그녀를 소남의 아파트까지 데려다 주었다. 그는 원아가 혼자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문단속을 잘 할 것을 당부하며 무슨 일이 있으면 즉시 경찰에 전화하라고 했다. 원아는 웃으며 감사의 인사를 전한 뒤 짐가방을 들고 차에서 내렸다. “경찰관님, 혹시 제 외국인등록증과 여권은 언제 돌려주실 수 있나요?” 그녀의 물음에 그가 당황했다. 검사는